[※편집자 주 = 금융투자업계와 보험업계의 오너가(家) 명맥을 잇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화생명이 손을 잡았습니다. 보험 자회사가 없는 한국금융지주, 증권 자회사가 약한 한화금융그룹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추구할 수 있는 시너지는 재무적 투자 그 이상으로 보입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한국금융지주와 한화생명의 협업이 갖는 의미를 3꼭지로 진단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황남경 기자 = 한국금융지주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1천억 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한화생명의 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기업금융(IB) 명가의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발행하는 1천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전량 인수한다.
양사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현재 지분가치를 8천억 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2021년 4월 출범 당시 총자본 6천500억 원으로 시작했던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2년 5개월 만에 지분가치 8천억 원을 인정받고 1천억 원을 유치해 기업가치 9천억 원의 회사가 되면서 약 40%의 고속 성장을 한 셈이다.
이로써 한국금융지주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지분 11.1%를 보유하게 된다.
'자회사형 GA'가 투자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대규모 외부투자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천억 원의 출자는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이하 한투PE)와 한국투자밸류운용이 각각 700억 원과 300억 원의 규모로 참여한다.
이들이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에는 다수의 사모펀드(PEF)와 개인 투자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2021년 4월 한화생명이 단행한 제판분리를 통해 출범한 GA 자회사다. 2만5천여명의 설계사와 500개의 영업기관 등을 갖추고 있으며, 출범과 동시에 GA업계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자산규모는 1조3천290만5천300만 원이다.
당기순이익은 482억 원 적자다. 하지만 직전년도 기록한 당기순손실이 1천700억 원에 달했음을 고려하면 일 년 새 1천억 원 넘게 순이익을 개선한 셈이다. 실제로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 역시 세 배 가까이 성장하며 우상향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직전년도 대비 98.5% 증가한 7천억 원 정도다. 내부적으로는 연말까지 1조1천억 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이번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IPO도 추진한다. 아직 IPO 시기와 방식은 미정이다. 하지만 매크로 환경은 물론 GA 업황을 고려해 시장으로부터 적정한 가치를 평가받겠다는 복안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상장에 성공하면 한화생명은 상장 GA를 포함해 총 3개의 GA(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를 거느리게 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독립계 GA인 피플라이프 지분 100%를 2천억 원대로 인수하면서 GA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GA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설계사 기반의 공격적 영업으로 올 상반기 우수한 신계약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생명의 올 상반기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약 1조8천460억 원으로, 전년 동기(IFRS17 환산 기준) 대비 113.3% 증가했다. APE는 월납·분기납·일시납 등 납입 형태가 분산된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으로 보험사 신계약 실적을 평가하는 지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상반기 우수한 실적을 보인 데는 판매조직인 GA의 역할이 컸다"며 "한화생명을 비롯해 많은 보험사가 GA 인수를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투자유치계약 체결식에는 이강행 한국금융지주 부회장과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김민규 한투PE 대표와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 등 양 그룹사 고위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향후 양사는 단순 투자를 넘어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상품을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판매 채널에 탑재하고, 보험상품을 찾는 한국투자증권 고객이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에 연결되는 구조다.
이강행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양사가 독자적으로 축적해 온 금융 노하우를 결합해 고객들의 투자 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양사 공동의 성장을 위한 상호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은 "보험과 증권을 대표하는 두 금융 대기업이 업권의 벽을 넘어 만난 만큼,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창출해 고객만족과 판매채널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전략적 협업과 투자유치를 통해 금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jsjeong@yna.co.kr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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