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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 위축에 자회사 적자까지…고민 깊어지는 가상자산 거래소들

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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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적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도 수수료 감소가 이어지는 데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들마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의 연결 기준 반기순익은 4천272억 원으로, 전년 동기의 1천727억 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가상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평가이익이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두나무의 상반기 가상자산 이익은 2천6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24억 원보다 대폭 증가했다. 작년에는 가상자산 가격 하락으로 평가 손실이 3천878억 원가량 발생하기도 했다.

빗썸도 가상자산 평가 이익 증가로 순익이 늘었다.

빗썸의 반기순익은 322억 원으로 지난해 74억 원에서 크게 늘었다. 작년에 가상자산 손실로 965억 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243억 원의 가상자산 평가 이익을 거뒀다.

순이익 상으론 개선됐지만, 거래소들의 실적 불확실성은 커지는 모습이다.

두나무의 영업수익(매출)은 4천9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매출의 대부분은 수수료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셈이다. 실제 고객과의 계약에서 발생한 수익은 4천770억 원으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빗썸의 영업수익은 82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9% 줄었다. 영업수익의 대부분은 수수료 수익(826억 원)이 차지했는데, 이 역시 영업수익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평가이익은 업황에 따라 언제든 변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수수료인데, 투자자가 이탈하고 있어 실적 부담은 계속될 수 있다. 실제 2차전지 투자 붐으로 크게 상승한 코스닥 종목 등에서 변동성을 충분히 노릴 수 있어 가상자산 일부 수요가 국내 주식으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붉은색 선)과 코스닥지수(파란색 선)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리플 소송 및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심사 등 가상자산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점도 투자심리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도 인상이지만, 여전히 규제 리스크 안에 놓여 있다고 인식하는 분위기"라며 "국내 주식도 알트코인 못지않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분산됐을 수도 있다"고 했다.

문제는 자회사마저도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두나무의 투자 전문 자회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는 584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투자일임 서비스 업체 두나무투자일임은 19억 원,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업체인 람다256은 45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빗썸 자회사도 마찬가지다.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빗썸메타와 가상자산 지갑 전문회사 로똔다도 각각 69억 원, 24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가상자산업계 다른 관계자는 "실적이 좋을 때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다각화를 추진해왔지만, 아직 유의미한 실적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측면도 있다"며 "당분간은 자본력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oongjp@yna.co.kr

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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