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시장 상황 예의주시"…'충분한 정보 제공하라' 지침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상품의 만기가 내년에 대거 돌아오면서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가 회복 구간에 들어서면서 ELS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으나, 홍콩 H지수는 하락세를 겪으면서 관련 상품 대부분이 손실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관련 상품은 내년 상반기에 9조원, 하반기에 4조5천억원 등 총 13조5천억원 규모로 만기를 맞이한다.
은행들은 주로 주가연계신탁(ELT)으로 ELS 관련 상품을 취급했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주요국들이 유동성을 대거 늘리면서 지난 2021년부터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서자 ELS 상품에 대한 인기도 높아졌다.
당시 은행 예금 금리가 0%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연 4~5% 수익률을 제공하는 ELS가 매력적이었고, S&P500, 유로스톡스50, 홍콩 H지수 등 글로벌 대표 지수 상품은 안정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2021년 초 12,271.60까지 오르던 홍콩 H지수는 이후 리오프닝 기대 축소, 경기 둔화 우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악재에 하락세를 이어갔고, 전일 기준 6,396.76에 장을 마쳤다.
ELS 관련 상품의 경우 조기상환 옵션이 있어 투자자들은 조기상환 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지만, 홍콩 H지수의 경우 유의미한 반등 구간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상품은 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또한, 부동산 시장 둔화에 따라 중국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는 만큼 향후 홍콩 H지수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이에 상품을 판매한 은행권에서도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기타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과 맞물려 불완전판매 우려는 덜었더라도, 판매가 많았던 만큼 손실 규모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상품이다 보니 투자자들이 투자 판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시황 정보를 제공하는 것 외에는 은행들이 대응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별로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중도 환매를 할지 가져갈지 결정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안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도 투자자에게 적시에 정보를 제공하라는 지침을 은행에 알린 상태다.
당장 올해 만기를 맞는 상품 규모는 거의 없더라도 내년 2분기부터 규모가 대폭 늘어나는 만큼 당국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 만기까지 시간이 남아있으니 지수 흐름을 봐야 한다"며 "홍콩 H지수 관련 시장 상황 전반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대표 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인데 위험하니 해외 상품 사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며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처:인포맥스
sylee3@yna.co.kr
이수용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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