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금리 전망치(longer-run)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와 서울외환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longer-run'은 사실상 중립금리로 통용된다. 시장참가자는 향후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등에 달러-원이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으나 연준이 중립금리를 상향하면 달러-원 하락이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6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FOMC 회의에서 중립금리를 상향할 가능성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다.
중립금리는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제약적이지도, 완화적이지도 않은 금리를 말한다.
최근에도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중립금리 논쟁이 있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미국 경제가 견고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시장참가자는 미국 중립금리가 이전보다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은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6월 연준 중립금리 중간값은 2.5%로, 지난 3월과 동일하다. 다만 중립금리 중간값 위에 점을 찍은 위원 수는 지난 3월 4명에서 6월 7명으로 증가했다.
연준 중립금리 중간값은 2012년 4.25%에서 2019년 2.5%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2%를 뺀 실질 중립금리(r-star)는 0.5%로 산출된다.
시장참가자는 연준이 이달 FOMC 회의에서 중립금리를 상향하면 달러-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한 딜러는 "연준의 통화긴축에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해 미국 중립금리가 높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회의에서 중립금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달 FOMC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립금리 중간값이 상향조정되거나, 중립금리 중간값 위에 점을 찍는 위원 수가 늘어나면 달러-원은 상승압력을 받거나 하단이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장기금리전망(longer-run)이 상향되면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다"며 "달러 약세도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중기 전망은 달러화와 달러-원 하락이지만, 그 하락 속도는 내년 상반기까지 완만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선 중립금리 상향 논의가 있으나, 우리나라에선 그런 얘기가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한은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중립금리는 아마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은 코로나19로 경제구조가 많이 변했지만, 우리나라라 구조 변화는 미국보다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우리에게 중장기적으로 고민되는 건 고령화"라며 "중국경제 장기 성장률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잠재성장률도 많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재정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지만, 우리나라라 재정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은행 다른 딜러는 "중립금리는 이론적인 개념이라 측정하기가 어렵다"며 "중립금리가 실제로 높아졌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에서 중립금리 상향 내러티브(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논의가 없다면 달러-원은 상방압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yg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