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7월 말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로 조각투자 업체들이 투자계약증권 발행, 신탁수익증권 발행·유통을 준비 중입니다. 이르면 내년 말 본격적인 토큰증권(ST) 시장도 함께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토큰증권 시가총액이 2024년 34조원에서 2030년 367조원으로 대폭 커질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시장 개화를 앞두고 연합인포맥스는 조각투자 릴레이 인터뷰를 한 주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조각투자는 모든 기초자산을 유동화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중 채권은 특히 증권·조각투자업계에서 관심을 갖는 자산군이다.
토큰증권(ST)화 된 채권은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관의 조달 창구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에이판다파트너스는 대형 부동산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출채권으로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받았다. 에이판다파트너스의 방영민 대표는 채권 시장이 토큰증권(ST) 비히클로 확장하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방 대표는 6일 "채권을 비롯해 기존 금융 상품의 자금 조달이 토큰증권으로 대체될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자금 조달 수단 제공,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수단 제공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출채권의 조각투자가 활성화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산·부채 만기의 듀레이션에 대한 매칭 수단이 하나 늘어날 수 있다. 일반 기관은 유동성을 확보하는 조달 창구가 된다. 기관은 자금을 재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는 대출채권에 대한 2차 시장이 활성화가 돼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 선순위 대출채권은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들이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방 대표는 유동성이 필요한 기관 수요와 유망 기관 투자자가 들어간 대출채권에 대한 개인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봤다.
그는 "기관이 오피스를 팔기보다는 에이판다를 통해 대출채권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기업 자금조달을 채권·주식 형태로 발행할 때 토큰 증권이 발전되면 블록체인 망을 통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에서는 보험사나 상호저축은행 같은 금융권에서 관련 지분(에쿼티)을 줄이는 상황 등에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판다파트너스는 신한투자증권, 이지스자산운용, 블록체인 기업인 EQBR 홀딩스가 지난 2021년 5월에 함께 설립한 핀테크(FIN-Tech·금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기업이다.
에이판다파트너스의 사업모델은 대형 상업용부동산이나 사회기반시설을 담보로 한 선순위 대출채권의 신탁을 통해 수익 증권화하는 것이다.
방 대표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경부 총괄기획과장으로 일했다. 이후 삼성증권 투자은행(IB)본부장을 거쳐 삼성생명 부사장을 역임했다. 커리어 마지막에 삼성선물 대표이사를 지내다 퇴임 후 에이판다의 대표로 합류해 새 커리어를 시작했다.
방 대표는 "기관 중심으로 형성된 대체투자 영역에 일반투자자가 참여하는 토큰증권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며 "비교적 안전한 선순위 대출채권에 관심 있는 투자자와 금리 하락기 유통시장에서 추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중위험·중수익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판다는 올해 4분기 토큰증권 플랫폼 '본디즈'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디즈는 본드(Bond)와 이지(Easy)의 합성어로 채권에 쉽게 투자한다는 의미다. 변동성 낮은 우량 자산을 개인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여는 것이 사업의 의의다.
금융위가 에이판다에 제시한 취급 조건은 담보인정비율(LTV) 70% 이하인 대출채권이나 자산건전성 분류가 정상인 취급 1년 이상인 대출채권이다. 에이판다는 취급 가능 상품의 예시로 SOC, 발전소·공장시설, 상업용 부동산, 대형 오피스, 물류센터 등을 들었다.
에이판다의 기초자산은 신탁사에 신탁되어 플랫폼의 사업 리스크로부터 절연된다. 이는 특수목적법인(SPC) 형태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과의 차이점 중 하나다. 또한 방 대표는 대출채권이 P2P대출의 연체율이 높은 것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고 봤다.
만약 기한이익 상실(EOD)이 발생한다면 수익자총회 등을 통해 P2P대출보다 투자자 보호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
최인수 에이판다 전무는 "EOD가 발생하면 참여분에 대해 전자 방식의 수익자 총회 등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며 "P2P가 제시하는 10% 수준의 수익률 대비 낮을 수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일반적으로 대출채권의 수익률은 부실채권(NPL),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저신용 회사채 대비 낮다. 다만 은행 예금 대비 알파(초과수익)를 누리고 EOD 위험이 높은 고위험 채권보다는 안정성이 높다.
대출채권은 ABS 대비 개별 물권에 대한 채권 투자자가 이뤄진다. 이에 플랫폼에 상세한 정보 제공이 된다면 개인 투자자는 개별 ABS 대비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다.
에이판다는 향후 토큰증권 제도화가 정착된 후 기초자산의 확대 방향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출채권(금전채권), 회사채,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F) 수익증권과 지분투자 등을 꼽았다.
한편 방 대표는 결국 토큰증권은 당국의 육성 의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투자자 보호와 산업 발전 사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방 대표는 향후 채권발행시장(DCM)과 같이 기업 자금조달 또한 토큰증권으로 확장되는 시장을 꿈꾸고 있다.
그는 "기존 자금조달을 토큰증권으로 대체할 수 있는 플레이어의 선두 주자로 되고 싶다"며 "자금을 채권으로 조달해야 할 때 토큰증권으로 조달하는 방안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촬영: 한상민]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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