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7월 말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로 조각투자 업체들이 투자계약증권 발행, 신탁수익증권 발행·유통을 준비 중입니다. 이르면 내년 말 본격적인 토큰증권(ST) 시장도 함께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토큰증권 시가총액이 2024년 34조원에서 2030년 367조원으로 대폭 커질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시장 개화를 앞두고 연합인포맥스는 조각투자 릴레이 인터뷰를 한 주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부동산 조각투자는 투자자의 지분이 들어간 만큼 해당 건물에 관심이 집중된다. 만약 투자자가 실제 투자 건물 상권을 이용한다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
루센트블록은 F&B 브랜드, 카페, 창업 공간, 호텔 등 투자자가 실제 참여할 수 있는 100억원 이하 부동산 자산의 유동화를 먼저 택했다. 루센트블록의 허세영 대표는 건물주, 임차인, 방문 고객이 상권과 건물 가치를 높이는 토큰증권(ST) 플랫폼을 만들려 하고 있다.
허 대표는 7일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자산을 시도해 왔다"며 "공모가 진행될수록 일반 투자자들에 의한 리테일(소매) 참여가 확장됐다"고 말했다.
루센트블록은 지난 2021년 5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됐다. 이후 부동산 소유권에 대한 신탁을 기초로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자사 조각투자 플랫폼인 '소유'에서 'SOU' 단위로 유통하고 있다.
허 대표는 부동산의 사업 가치가 조각투자 투자자들의 리테일 참여로 확장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했다. 이는 조각투자 투자자들이 매장을 방문해 매출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신탁수익증권·토큰증권(ST) 플랫폼인 소유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총 5가지 부동산을 상장했다.
루센트블록은 1호, 2호 상장 부동산인 서울 안국 수제 버거 브랜드와 이태원 비건 카페는 매출 연동으로 임대계약을 진행했다. 4호 서울 문래동 티 카페는 영업이익과 연동시켰다.
지난해 6월 상장된 1호 매물인 서울 안국의 수제 버거 브랜드는 특정 지분 이상을 가진 투자자에게 매장 할인 혜택 등을 줬다. 루센트블록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비 연말에 해당 F&B 매장의 매출은 30%가량 올랐다.
허 대표는 "첫 번째 건물은 매출 연동이었는데 한 달 매출이 늘어나니 임대료가 오르고 배당도 상승했다"며 "투자자가 실제 건물을 소유한다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카페의 경우 포스기를 연동해서 나타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1호 부동산의 공모총액은 53억원이고 당시 청약자 수는 4천71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말 배당기준일(13기 배당) 기준 안국 수제 버거 브랜드는 공모가인 5천원을 소폭 밑돌며 약 2%의 배당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루센트블록은 월마다 임차인의 임대료 등에 기반해 현금배당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상장된 3호 부동산은 카페와 오피스 복합공간으로 된 대전 창업스페이스다. 지난해 12월 공모가 이뤄졌으며 공모총액은 9억1천만원이고 청약자 수는 973명이다. 지난 7월 말(7기 배당) 기준 공모가를 웃돌며 거래되는 가운데 약 5%의 배당수익률을 보인다.
그는 3번째로 상장된 대전 창업스페이스의 경우 투자자의 약 절반이 대전 거주자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아는 부동산에 흥미를 느껴 투자했고, 실제 방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공모한 5호 부동산인 전주의 한 호텔은 공모총액 14억7천만원에 청약자가 5천264명 몰렸다. 관광지의 로컬 호텔을 소유하며 지역 방문과 상권 활성화를 유도하는 선순환이 허 대표의 목표다.
허 대표는 토큰증권의 여러 기초자산군 중 부동산은 투자자가 직접 볼 수 있고 시장이 커 더 팽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투자자가 아는 부동산이 조각투자로 유동화될 때 소구력을 갖출 수 있어서다. 소구력은 광고 등이 잠재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관심을 갖게 하는 힘을 말한다.
허 대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지난 2014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2018년 루센트블록을 창업했다.
그는 임차인으로서 몇백만원 수준으로 건물 지분에 투자할 수 있다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임대료 상승으로 영세 상인 등이 상권 밖으로 내몰리는 현상)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창업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
현재 루센트블록의 계좌관리기관은 하나증권으로 현재까지 시리즈A 라운드에서 총 174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는 주주총회와 유사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며 투자자들과 소통한다. 일명 '소유주 데이'를 통해 투자자들을 만나 질문과 답변을 하는 식이다.
허 대표는 "수익률과 앞으로의 계획, 건물에 대한 리스크 등에 질문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 대표는 공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실사와 감정평가를 실시한 뒤 과거 공실 이력 등을 살피고 있다.
그는 "당시 장사가 잘되더라도 리스크를 없애진 못한다"며 "장기계약 여부, 과거 공실 등을 판단한 뒤 진입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건물주가 소위 '황금알을 낳는' 유망 물권을 쉽사리 유동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리스크를 제기한다. 이에 토큰증권 발행사가 건물을 늘려나가기 어렵고 가격이 시세 대비 높게 상장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허 대표는 "건물주가 자산을 정리하려는 수요도 있지만 무엇보다 팬덤(열성 팬 조직)이 생기면서 주주가 되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비스 시점이 1년 정도 지났지만,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며 토큰증권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잘하겠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사람마다 추구하는 부동산 가치가 다른 만큼 선택권을 많이 둘 수 있게 확장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적 목표는 3~4가지 건물의 추가 유동화다"며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주면서, 수익률과 안전성을 추구하겠다"고 했다.
출처: 루센트블록
smhan@yna.co.kr
한상민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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