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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복잡한 인플레를 뛰어넘는 믿음

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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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 채권시장은 중단기 구간을 중심으로 강세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상승 행진이 멈춘 사실과 미 국채가 전일 불 스티프닝(강세 가팔라짐)을 보인 점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국고 50년 입찰(4천억원)은 시장 선호가 높아 크게 부담스럽진 않다.

다만 주말을 앞둔 데다 국고 10년 입찰이 바로 예정돼 있단 점에서 강세 폭은 장 후반으로 갈수록 줄어들 수 있다.

오전 8시 예정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연설도 주시할 재료다.

◇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 고용 둔화 기대에 반론 제기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디스인플레 낙관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지난 2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1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23만명)를 밑도는 결과다. 4주 연속 줄어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강보합세를 보이던 미 국채 2년 금리는 지표가 공개되자 약세로 전환해 2bp 정도까지 금리 상승 폭을 확대했다.

실업률이 최근 3.8%로 올랐지만 국회예산처가 추정한 자연실업률(4.4%)과 점도표상 장기 전망치(4.0%)는 여전히 밑돈다. 실업보험 청구건수 등 한계(Marginal)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다.

다만 아직 시장 기대 자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미 국채 금리는 이내 하락세로 전환해 낙폭을 확대했다.

최근 시장 금리가 유가 상승에 반사적으로 급등했던 점도 더 약해지지 않은 배경이다. 장중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가격이 새벽 2시경 86.40달러까지 급락하자 미국 2년 국채 금리도 점차 낙폭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7.55bp 하락해 4.9532%, 10년 금리는 3.96bp 내려 4.2480%를 나타냈다.

생산성이 하향 조정된 점도 시장 심리를 지지했다. 미 노동부는 올해 2분기 비농업 생산성이 계절 조정 기준 전 분기 대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예비치(3.7%)보다 0.2%포인트 낮은 결과다.

◇ 연준 관계자들 입에 쏠리는 시선

원유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우려에 비해 한국은행을 비롯해 연준 등 글로벌 중앙은행 당국자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다.

기준금리가 명목 중립 금리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점차 긴축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평가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정책은 "현재 좋은 위치에 있다"며 앞으로의 정책 결정은 "지표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한 연설에서 "전체적으로, 우리는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 신중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의 고점에 근접하거나 혹은 이미 고점에 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집행부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에 이어 추가 긴축에 급하게 나설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어느 요인이 튀어나와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인플레의 복잡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보단 그간 통화 긴축이 효과를 낼 것이란 단순한 믿음이 더 큰 셈이다.

인플레의 복잡성을 우려하는 올리비에 블랑샤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상품 가격 상승의 간접적 영향은 실제 예상보다 더욱 짧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6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함께 작성한 논문(What caused the US pandemic-era inflaition?)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고용시장이 균형을 찾아가면서 둔화하고 있다면 유가에 크게 흔들릴 상황이 아닌 셈이다. 다만 고용시장이 시장과 연준의 기대대로 부드러워지는지는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블랑샤드와 버냉키는 구인배율이 디스인플레 경로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인배율은 1.51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34.6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35.40원) 대비 1.25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에너지 가격 등에 따른 인플레 영향

NBER 논문(WHAT CAUSED THE US PANDEMIC-ERA INFLATION?)

구인배율 수준에 따른 인플레 경로

NBER 논문(WHAT CAUSED THE US PANDEMIC-ERA INFLATION?)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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