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입찰과는 여건 다르다"…예보 원매자 확보 '올인'
JC파트너스 항소에 리걸 리스크는 '여전'
[예금보험공사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주요 원매자로 거론됐던 금융사들이 모두 난색을 표하면서 예금보험공사 주도의 'MG손해보험 2차 매각' 절차는 또 한번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금융권에선 포트폴리오 강화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우리금융지주와 교보생명이 MG손해보험의 유력 인수 후보로 등판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정상화 절차가 필수적인 MG손보를 품을 경우 단기간 내 시너지 창출은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주요 금융사들은 이번 입찰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교보생명은 최근 내달 5일까지 진행되는 MG손보의 2차 매각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특히, 과거 MG손보를 인수하기 위한 펀드에도 출자했던 전력이 있는 우리금융조차 최근에는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내부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데다, 경영 정상화에 대한 니즈가 큰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은 리스크 큰 만큼 MG손보의 경우 애초에 검토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게 우리금융의 일관된 입장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교보생명 또한 마찬가지다.
교보생명은 예보와 JC파트너스가 '투트랙'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했던 초기부터 MG손보에 대한 스터디를 다각도로 진행했지만, 가격과 시기 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 하에 결국 1차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교보생명은 1차 입찰 당시와 상황이 달라진 점이 거의 없는 만큼, 이번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력 원매자인 우리금융과 교보생명의 이탈은 예보 입장에서도 고민이 큰 지점이다.
1차 입찰에서 원매자를 전혀 확보하지 못했던 예보는 이번 2차 입찰에서 만큼은 원매자를 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1차 입찰 당시와는 달라진 손보업황을 어필하며 MG손보의 매력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1차 입찰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최근엔 본안소송 결과가 나오면서 리걸 리스크가 상당히 줄어든 데다,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지 8개월이 넘은 만큼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한 점도 긍정적이다"고 강조했다.
예보는 이번 2차 입찰에서도 원매자들에게 인수·합병(M&A) 방식은 물론 자산·부채이전(P&A) 방식까지 모두 허용하고 있다.
인수 방식에 대한 옵션을 부여, 원매자가 상황에 맞게 인수 전략을 짤 수 있게 한 점도 예보 주도 매각의 매력 중 하나다.
아울러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 1심에서 금융위원회가 승소하면서 예보 주도의 매각 절차에 힘이 실리게 된 점도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1심 결과 이후 MG손보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운용사(PEF) JC파트너스는 별도의 매각 작업을 개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만, 개선된 여건에도 MG손보 매각 2차 입찰의 '흥행'을 낙관하기는 어렵게 됐다.
우리금융과 교보의 불참이 예고된 데다, 1심 결과 이후 JC파트너스가 재차 항소에 나선 점도 원매자들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어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예보 주도로 팔게 되면 P&A·M&A를 가릴 것 없이 JC파트너스의 지분가치는 사실상 '제로(0)'에 수렴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JC파트너스 입장에서의 항소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교보 등의 주요 원매자가 빠지더라도 최근 보험업에 관심이 큰 PE들을 중심으로 일부 원매자 그룹이 형성될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MG손보의 정상화를 위해선 제 때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금융사가 인수하는 것이 무조건 유리하다. 또 다시 PE가 가져갈 경우 과거의 실패 수순을 또 한 번 밟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촬영 안철수]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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