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근 이사, '일부 참여' 검토 제안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SK그룹의 투자형 지주사 SK㈜가 자회사 SK이노베이션이 실시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지분율(34.91%)에 따른 구주주 몫을 100% 소화하기로 했다.
이를 결의하는 과정에서 이사 한명이 반대 의사를 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UBS와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를 지냈던 이찬근 사외이사다. 배정받은 물량을 전량 인수하는 건 너무 많다는 이유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는 오는 19일 SK이노베이션에 3천345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유증 참여를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는 7일 확정된 발행가액(13만9천600원)을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이다.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 규모는 1조1천433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지난 6월 최초 결의 당시 목표로 한 규모(1조1천777억원)보다 340억원가량 줄었다.
이중 최대 주주인 SK㈜가 3천345억원을 맡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보통주 239만6천243주를 추가로 확보한다. 지분율에 따라 배분된 물량을 모두 인수하는 셈이지만 일부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다. 전체 신주의 20%가 우리사주에 우선 배정되기 때문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증 참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말 열린 SK㈜ 이사회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 9명이 전원 출석했다. 그중 SK이노베이션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해관계가 있는 장동현 부회장은 안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이사회는 1차 발행가액(15만8천900억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3천808억원)을 놓고 참여 여부를 검토했다. 최종 발행가액이 확정되기 전이기 때문이다.
표결 결과 찬성 7명, 반대 1명으로 원안 가결됐다. 이찬근 사외이사가 홀로 반대표를 던졌고 최 회장을 포함해 나머지 이사들이 찬성했다.
이 이사는 구주주 몫으로 배분된 물량을 모두 인수하는 게 너무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이 사외이사가 유증에 100% 말고 일부만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에서 반대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유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발행으로 지분 희석이 될 수 있는 만큼 구주주가 직접 참여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물론 주관사와 총액인수 계약을 체결해 청약 결과와 무관하게 자금 유입에는 문제가 없도록 설계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그린사업 전환 가속화를 위한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와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개발, 관련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 건전성도 높인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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