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친 미국의 전략비축유(SPR:strategy petroleum reserve):(출처)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미국의 전략비축유(SPR:strategy petroleum reserve)가 40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친 가운데 장기 평균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적했다.
8일(현지시간) 투자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BofA는 미국이 대규모 방출을 단행한 결과로 전략비축유(SPR:strategy petroleum reserve) 재고 수준이 장기평균의 3분의 1 수준이고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고 진단했다.
통상 2개월분의 원유 공급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제는 46일분만 확보 가능한 것으로 풀이됐다.
BofA는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 중 하나로 전략비축유(SPR:strategy petroleum reserve) 재고 부족을 들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대표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비OPEC 산유국을 대표하는 러시아가 감산을 추진하면서 국제유가의 수급 균형이 무너진 것으로 BofA는 분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약 18개월 간의 글로벌 제재에도 이를 감당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세계 석유 수요는 여름철 항공 여행 증가, 발전 부문의 석유 사용 증가, 중국의 석유화학 활동 급증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IEA는 전 세계적으로 재고 수준이 낮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 주식을 추적하는 SPDR 에너지섹터 상장지수펀드는 ETF XLE는 7월 초부터 11%에 이르는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나머지 주식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VTI (Vanguard Total Stock Market Index Fund)는 약 0.4% 오르는 데 그쳤다.
마켓워치는 우연의 일치로 거대 석유 기업인 엑슨 모빌(NYS:XOM)이 다우존스 30 평균지수에서 방출되고 세일스포스(NYS:CRM)가 편입된지 꼭 3년째라고 지적했다. 당시 언론은 이를 새로운 경제 체제의 도래와 석유와 화석 연료 경제체제의 임박한 종말을 보여주는 랜드마크라고 환호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해당 시점 이후 엑슨 모빌(NYS:XOM)은 배당금을 포함해 230%의 수익을 올리는 등 가치가 3배 이상 상승했다.세일스포스(NYS:CRM) 주가는 해당 기간 약 19% 하락했다.
마켓워치는 1979년 악명 높았던 '주식의 종말'처럼 '석유의 종말'도 과장되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BofA 지난 7월말에 국제유가 급등 이미 경고
이에 앞서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7월말에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선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의 대표주자인 러시아 등이 공격적인 감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프란시스코 블랜치가 이끄는 분석가들은 브렌트유가 배럴당 70~90달러였던 박스권의 상단인 90달러 수준으로 랠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여태까지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적인 통화정책 행보를 강화하면서 유가 상승을 억제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총수요를 위축시키고 석유 소비 억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서사적 환경은 그동안 투기적 거래자들에게 국제 유가에 대해 중립 또는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풀이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인 데 따른 국제 사회의 제재에도 더 많은 원유를 시장에 공급해왔던 점도 국제유가의 약세를 이끈 동력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블랜치 등 분석가들은 국제유가가 2024년 초까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되풀이했다. 펀더멘털 관점에서 공급 및 수요 균형 예측이 향후 18개월 동안 석유 시장의 강한 긴축을 계속해서 시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글로벌 석유 재고는 해당 기간 동안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수급 불균형을 주도하는 것은 OPEC의 추가 감산과 러시아의 석유 수출일 것으로 진단됐다
블랜치는 "러시아는 이제 브렌트와 러시아산 석유 가격의 차이를 억제하기 위해 원유 시장에 대한 수출을 줄이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규모로 방출한 전략비축유(SPR:strategy petroleum reserve)를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는 점도 국제유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미국 석유 생산의 탄력성이 줄어들면서 미국은 세계 에너지 가격을 제한하기 위해 정부의 힘을 과시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전략비축유는 현재 3억 5천만 배럴 미만이며 5억 또는 6억 배럴까지 보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 원지수의 전년동기 대비 상승세를 끌어내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OPEC과 러시아의 행동으로 촉발된 앞으로 몇 달 동안 에너지와 식품 가격 급등의 부활은 거시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예상치 못한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2021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략비축유(SPR) 총 2억5천만 배럴을 미국 시장에 방출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자금 조달을 차단하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대러제재의 효과는 고유가 때문에 상당 부분 희석됐고 러시아 경제도 예상보다 작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에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역대 최대인 1억8천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전략비축유(SPR:strategy petroleum reserve)는 미국이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비축한 원유를 말한다. 미국의 석유 비축 구상은 1973~74년 제1차 석유파동이 빚어지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대미 석유수출을 중단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1975년 12월22일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서명으로 10억 배럴 비축을 목표로 내세운 에너지 정책보호법을 발효시켰다.
neo@yna.co.kr
배수연
neo@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