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피혜림 기자 = 한국도로공사가 경영효율화를 위해 향후 5년간 조달금리를 5bp(1bp=0.01%포인트) 낮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예측에 기댄 전망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재무구조가 좋아져야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 앞뒤가 바뀌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2023~2027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향후 5년간 경영효율화를 통해 총 1조6천89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시설개량 10% 절감으로 6천216억 원, 유지관리 8% 절감으로 9천440억 원, 조달비용 5bp 절감으로 433억 원을 줄일 계획이다.
이 중 금융비용 절감은 상시 금융시장 모니터링, 변동성 대응을 위한 차입선 다변화 등으로 공기업 최저금리수준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향후 차입금리에 대해 올해 3.64%, 내년 3.32%, 2025년 3.12%, 2026년~2027년 2.92%를 제시했다.
[출처: 2023~2027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
공사채의 경우 시장 수급 등에 따라 조달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최저 금리 수준의 발행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도로공사는 최근에도 공사채 수요 위축으로 발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달 4일 3년물과 10년물 각각 1천억 원씩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수요가 저조해 3년물 입찰은 유찰시켰다. 10년물도 예상보다 줄어든 600억 원을 찍는 수준에서 발행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올해 초인 지난 3월 5년물과 10년물을 발행할 때는 시장 인기에 힘입어 10년물이 민평금리보다 7bp 낮은, 이른바 언더발행에 성공했다.
내년 금리 인하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절대금리 절감 가능성도 보이긴 하지만 이 역시 예측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을 확언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채권시장에서 도로공사의 중장기 전망에 대한 차가운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한 시장 참가자는 "내년에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절대 금융비용 절감은 가능하겠지만 예측에 기대는 전망은 미지수"라며 "자료를 위한 자료에 불과해 보인다"고 절하했다.
부채 증가 등으로 펀더멘탈 부담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대안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출처: 2023~2027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현재 도로공사는 건설투자 등으로 부채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8년 28조1천억 원이던 부채는 2019년 29조5천억 원, 2020년 31조2천억 원, 2021년 33조3천억 원, 2022년 35조8천억 원이다. 이 때문에 2018년 80.8%이던 부채비율도 2022년 84.3%로 악화했다.
공사의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르면 23년 38조8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부채 규모는 2027년 49조9천억 원으로 11조2천억 원 증가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건설 재원 조달 등에 대응해 차입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시장 참가자는 "재무구조가 좋아져야 조달비용이 감소하는데 조달비용을 감소시켜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하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하다"며 "공사채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모호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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