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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평기금 전용시 연말 채권시장 영향은

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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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정부가 세수 부족에 대응해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의 원화 자금을 일반 재정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연말 단기자금시장 등 채권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갑론을박이 나온다.

시장은 작년 이맘때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단기자금시장 불안을 경험한 만큼, 이러한 움직임이 머니마켓펀드(MMF)에서의 자금 유출로 이어져 시장 위축을 또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세수 결손분을 충당하기 위해 외평기금의 여유 재원을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으로 보내고, 이를 일반회계로 전용해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는 올해 약 20조원, 내년 약 20조원 등 총 40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공자기금은 다른 기금들의 여유 재원을 빌려오거나, 자금이 부족한 곳에 빌려주는 총괄계정으로, '공공기금의 저수지'로도 불린다.

외평기금은 환율 급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기금인데, 최근 달러-원 환율 급등기를 거치면서 원화가 이례적으로 대거 쌓였다.

외평기금은 원화자금을 운용할 때 연기금 투자풀을 활용하는데, 이 중에서도 주로 단기금융상품인 MMF를 이용한다. MMF로 운용하는 것은 외환시장 급변시 바로 시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외평기금 재원 활용이 MMF 자금 유출과 연기금 투자풀 규모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연기금 투자풀의 지난 2분기 말 운용 규모(평잔)는 45조494억원이다. 다만 여기에 외국환평형기금 예탁금은 제외되어 있다.

전 분기 대비 3조9천489억원 증가했는데, 단기성 자금인 MMF 수탁고가 2조원 가까이, 채권형 수탁고도 약 9천억원가량 증가한 결과다.

연기금 투자풀 수탁고 추이

MMF의 수탁고는 19조4천464억원인데, 연기금 투자풀에서 MMF가 차지하는 비중이 43.2%로 자산 중 가장 크다. 이는 MMF 변동성에 연기금 투자풀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다음으로는 채권형인데, 수탁고가 12조7천24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28.2%를 차지한다.

이밖에 혼합형이 11조1천678억원(24.8%), 해외주식형이 8천863억원(1.97%), 국내주식형이 6천96억원(1.35%) 순이다.

외평기금 예탁금의 구성도 연기금 투자풀 포트폴리오와 큰 틀에서 유사하다고 가정하면 올해 전용 대상인 20조원의 약 40%인 8조원가량이 MMF에서, 약 30%인 6조원이 채권형에서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해볼 수 있다. 다만 외평기금이 주로 MMF로 운용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규모는 이보다 커질 수 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시장에 MMF 자금이 총 180조원 정도인데, 이 중 많은 부분이 외평기금에서 연기금 풀로 들어오는 자금이다"며 "MMF 규모 자체가 크지만 예를 들어 이론적으로 MMF에서 20조원 나가버리면 시장에 영향이 없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기말과 추석 연휴 등이 겹치기도 해서 자금에 대해 대비도 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며 "리스크를 헷지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레고랜드 사태를 이미 경험한 만큼, 우려하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공자기금이 세수입 부족으로 활용될 경우 채권형 펀드 및 MMF에서 환매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레고랜드 사태를 경험한 정부 입장에서는 공자기금 환매에 따른 단기자금 및 채권 시장 영향에 주의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기금들의 여유 자금은 우량물 중심으로 채권에 투자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최근 시중의 우량물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 시장의 영향은 우려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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