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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원가율-①] 1천원 신라면 팔아 남는 건 36원

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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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변화, 달러-원 환율 급등락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널뛰며 원가 관리가 식음료업계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4회에 걸쳐 식음료업계 주요 업체의 원가율을 살펴보고, 원가를 관리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이들의 전략을 살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피혜림 기자 = 라면은 원가율이 높아 영업이익률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사업군이다.

설상가상으로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라면 선호도 하락으로 내수 시장마저 위축되고 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 라면은 K푸드의 대표 주자로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국내보다 라면을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데다, 가격 통제도 없기 때문에 해외 진출은 수익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라면업계는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나선 상태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업계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는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6%를 나타냈다.

1천원짜리 신라면을 1개 팔면 36원이 남는 셈이다.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3.4%에서 2020년 6.1%로 올랐지만 2021년 다시 4.0%로 하락한 후 지난해에는 더 낮아졌다.

농심의 영업이익률이 이처럼 낮은 것은 국내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해외 매출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시장 가격을 평균 9% 인상한 바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 국내 법인의 과거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3.4%지만, 같은 기간 북미 법인은 6.4%를 나타냈다"며 "올해 상반기도 북미 법인의 영업이익률은 11.0%로 국내 법인(5.5%)보다 약 2배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심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2019년 5.8%, 2020년 5.7%, 2021년 7.2%, 2022년 7.4%에 그쳤다.

해외 법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7.7%를 나타냈다.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의 전세계적인 흥행으로 수출 비중이 50%를 넘은 것과 비교된다.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2019년 50.2%, 2020년 57.1%, 2021년 60.5%, 2022년 66.7%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삼양식품의 원가율 역시 농심과 유사하게 70%대 초반이지만, 수출 비중이 이처럼 높은 데 따라 수익성이 월등하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14.4%, 2020년 14.7%, 2021년 10.2%, 2022년 10.0%로 꾸준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팔도의 경우도 지난해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법인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55.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팔도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9.6%, 2020년 10.4%, 2021년 7.3%, 2022년 10.3%로 10% 안팎을 맴돌고 있다.

농심 미국 제2공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외 매출 비중이 이처럼 수익성에 직결되는 데 따라 라면업계는 해외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에 2개의 공장을 운영 중인 농심은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농심은 2005년 미국 제1공장을 설립했고 지난해 제2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한국 라면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며 제1공장 생산량이 포화 상태에 달해 한국에서 물량을 수출하는 상황에 이르자 2021년 제2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제2공장은 약 2만6천800㎡(8천100평) 규모로 용기면 생산라인 2개와 봉지면 라인 1개로 구성됐다.

연간 라면 약 3억5천만개를 생산할 예정이며, 제1공장 물량까지 합치면 농심은 연간 라면 8억5천만개를 미국에서 생산할 전망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을 3배 늘리고, 라면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법인이 지난해 영업 활동을 시작해 4천870만달러(약 650억원), 올해 상반기 4천980만달러(약 670억원) 매출을 거뒀다.

특히 미국의 주요 판매 채널인 월마트와 코스트코에 입점을 완료해 매출이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인도네시아에도 올해 상반기 법인을 설립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나선 상태다.

mrlee@yna.co.kr

이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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