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이미란 기자 = 고공 행진했던 국제 곡물 가격이 한풀 꺾였지만, 종합식품사의 매출원가율 개선은 더딘 모습이다.
특히 오뚜기의 경우 원가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웃도는 등 부담이 두드러졌다. 다만 CJ제일제당과 대상, 오뚜기 중 홀로 영업이익률 개선세를 보이면서 내실 측면에선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종합식품사는 가정간편식(HMR)과 해외시장 등의 성장에 발맞춰 주력 사업에 대응하면서도 바이오 등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해 다각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오뚜기는 식품 시장 성장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올 상반기 수익성을 견인한 건 라면과 소스류, 간편식 등의 판매 증가였다. 다만 신사업 진출을 꾀했던 CJ제일제당과 대상은 바이오 사업 부진으로 수익성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오뚜기, 매출원가율 홀로 80%대…CJ제일제당도 부담 심화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대상, 오뚜기의 올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매출원가율은 각각 79.04%, 75.53%, 82.41%였다. 물론 매출액 14조 원을 웃도는 CJ제일제당과 2조 원을 밑도는 대상, 오뚜기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다양한 식품군을 제조하는 종합식품회사라는 점에서 수익성 지표 차이 등에 관심이 쏠린다.
매출원가 부담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오뚜기였다. 식품업계에서 매출원가율이 80%를 웃도는 것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카레와 3분 즉석식품으로 대표되는 건조식품류는 물론 케첩, 마요네즈와 같은 양념 소스류, 라면, 유지류, 농수산 가공품류 등 다채로운 상품을 취급하면서 다양한 원재료를 다루게 된 점 등이 매출 원가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년 동기 대비해선 소폭 개선세를 보였다. 오뚜기는 2021년과 2022년 상반기 말 기준 각각 83%대의 매출원가율을 보였으나 올해는 82%대로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원가 부담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말 77.41%였던 매출원가율은 올해 79.04%로 증가해 80%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CJ제일제당은 2021년까지만 해도 원가율이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 상반기 80.86%였던 매출원가율은 이듬해 상반기 78.47%를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76.95%까지 떨어졌다.
2021년 본격화된 식품 원재료 선물가격 상승세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원가 부담이 증가했다. 다만 CJ제일제당의 경우 식품 이외에도 바이오, Feed&Care, 물류 실적이 합산됐다는 점에서 다른 사업 부문의 영향 또한 반영돼 있다.
대상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원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75.75%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75.53% 수준을 이어갔다. CJ제일제당, 오뚜기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치다.
◇오뚜기, 영업이익률 내실 부각…CJ제일제당·대상은 뒷걸음
수익성 성과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률 측면에선 오뚜기가 선두를 달렸다. 오뚜기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영업이익률은 7.59%로, CJ제일제당(4.17%)·대상(2.93%)을 한참 웃돌았다.
우수한 사업 지위를 바탕으로 한 판가 전가력과 매출 성장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등이 수익성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부터 관계기업이던 조흥이 연결 편입되면서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가 소폭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오뚜기는 CJ제일제당, 대상과 달리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오뚜기는 2021년과 2022년 상반기 말 기준 각각 6.44%, 6.96%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보였으나 올 상반기 말 7.59%로 지표가 개선됐다.
반면 CJ제일제당은 2021년과 2022년 상반기 말 기준 6%대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이 올해 4.17%로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올 상반기 말 매출(대한통운 제외 실적)은 3.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0% 줄어든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식품 부문의 수익성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CJ제일제당 식품 부문의 올 상반기 말 영업이익률은 3.54%로, 전년 동기(4.40%) 대비 줄었다.
대상의 지표도 악화했다. 대상의 올 상반기 말 영업이익률은 2.93%로, 전년 동기(4.54%) 대비 대폭 줄었다. 식품군의 고수익 카테고리는 성장을 이어갔지만, 올 상반기 소재 부문의 라이신 적자가 이어지면서 주춤해진 모습이다.
◇식품 시장 확대, 사업다각화 집중…희비 엇갈려
종합식품사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HMR과 더불어 해외시장 잡기에도 한창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 공장 증설로 세계 최대 냉동 피자 공장을 운영 중이다. 대상은 지난 3월 미국 식품업체 '럭키푸즈(Lucky Foods)' 인수로 김치는 물론 소스류·HMR 등으로 품목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비교적 해외 진출에 보수적이었던 오뚜기도 달라지고 있다. 베트남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은 물론, 현지 판매 영업도 확대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신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그린바이오에 주력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바이오 사업이 도리어 발목을 잡았다. 글로벌 축산업 부진으로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업황이 꺾이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라이신 판매가격이 중국 소비시장의 영향을 받는 만큼 하반기 중국 경기 회복 등이 실적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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