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IFA 돋보기-①] "이상 無"…건재함 과시한 삼성·LG

23.09.12.
읽는시간 0

한종희·조주완, 부스 둘러보고 거래처 경영진과 미팅

IAA '최초' 출격…전시회 전략 달라지나

[편집자 주: 올해로 99회를 맞이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가 지난 5일 성공리에 마무리됐습니다. 중국기업들의 공세가 유난히 거셌던 가운데,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뽐냈습니다. IFA의 한계에 전장사업 확대 등이 더해져 향후 이들의 '전시회 전략'에 변화가 생길 거란 추측이 나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IFA 2023' 이야기를 세꼭지로 나눠 정리합니다.]

(베를린·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이곳은 '삼성' 출입증을 목에 건 사람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돌아가 주세요."

지난 1일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메세 베를린 내 시티 큐브 전시장 3층.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정장을 갖춰 입은 보안요원이 다가왔다. 그는 팔을 뻗어 입장을 제지하더니 목에 건 출입증 먼저 확인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1일 바이어와 함께 IFA 전시장을 둘러본 뒤 미팅룸으로 향했다.

[촬영:유수진 기자]

몇 분 전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DX부문 총괄·부회장)가 바이어와 함께 똑같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곳이다. 삼성전자 전시장(2층) 바로 위층에 마련됐다. 이 보안요원은 "여기 전체가 삼성의 비즈니스 공간"이라며 "삼성 관계자만 입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내 목에 걸린 출입증엔 '삼성' 글자가 없었다. 하행 에스컬레이터로 갈아타며 슬쩍 둘러본 3층은 수많은 관람객이 오가 시끌벅적한 2층 대비 조용하고 한산했다. 미팅룸처럼 보이는 문이 여러 개 있었고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였다.

◇베를린 날아온 양사 CEO, 거래선 미팅 '집중'

이처럼 한 부회장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을 찾아 유럽 주요 거래처 경영진과 만났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사장)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 모두 현장에서 직접 무대에 오르거나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진 않았지만, 빠짐없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고객사 미팅을 진행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는 후문이다.

올해 IFA는 전반적으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첫날 기조연설에 나선 조지 자오 아너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하며 '폴더블 자신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사 CEO가 직접 가전 분야 '글로벌 리더십' 지키기에 나선 모양새다.

매년 9월 초 독일에서 열리는 IFA는 CES, MWC와 함께 글로벌 3대 전자·IT 전시회로 꼽히는 행사다. 올해로 99회를 맞은 '전통 있는' 전시회답게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해 사상 최다인 174개 사가 출동했다.

기업이 대규모 비용을 들여 주요 전시회와 박람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혁신 기술과 신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이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지만, 건재함을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빼놓을 수 없다.

'불참'했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기업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시장·업계와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규모와 퀄리티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전시장을 구성했다.

삼성전자는 참가 기업 중 최대인 6천26㎡(약 1천823평) 규모의 부스를 꾸려 '역시 삼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 조성한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 '더 월(The Wall)'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더 월은 상단의 스토리 영상과 하단의 제품 쇼케이스가 상호 작용하며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경험을 소개했다. 수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었고, 그 중엔 현장을 찾은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도 있었다.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오른쪽).

[촬영:유수진 기자]

LG전자는 올해 전시관 전체를 '지속가능한 마을' 컨셉으로 통일감 있게 구성해 '모두를 위한 즐거움과 지속가능한 삶'이란 주제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H&A사업부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장 간담회를 연 류재철 H&A사업본부장(사장)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 냉난방 공조 분야에서 글로벌 탑티어로 성장하겠다"며 "빌트인 사업도 현지에 최적화된 신제품을 무기로 역량 확대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라진 산업간 경계, 과거만 못한 IFA 참가 유인

다만 '변화의 신호'도 감지됐다. 양사 모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차량용 전자장비(전장) 사업에 힘을 싣기 시작하며 가전 위주인 IFA에 참가할 유인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최근 산업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IFA의 경우 9월 초에 열린다는 특성상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대비 파급력이 덜하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있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신제품을 공개하기보단 고객사와 만나 판매 확대를 논의,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자리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에 양사 최고위(사장 이상) 경영진이 IFA 현장에서 간담회를 연 사례는 류재철 LG전자 사장이 유일했다. 삼성전자에선 부사장급인 유미영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팀장이 나섰다.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한 조주완 사장.

[출처: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FA에 이어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도 동반 출격했다. 양사 모두 '최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부스를 꾸려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였고, LG전자에선 조 사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미래 모빌리티 사업 비전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상반기 CES, 하반기 IFA' 위주였던 양사의 전시회 전략이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를 기점으로 어느 전시회가 더 회사에 유리한 지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할 거란 얘기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박람회 IFA는 내년 100회를 맞는다.

sjyoo@yna.co.kr

유수진

유수진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