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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돋보기-②] 두 눈으로 확인한 中 경쟁력, 삼성·LG 대응은

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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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하이센스, '세계 1위' 삼성전자에 도전장

(독일·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전자(19.3%), TCL(12.4%), 하이센스(11.7%), LG전자(11.3%). 삼성이 1등, LG가 4등이고 그 사이에 중국기업 두 곳이 자리하고 있다. 어떻게 매긴 순위일까.

[출처:삼성전자]

올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을 '수량' 기준으로 줄 세운 결과다. 기준을 '매출'로 바꾸면 LG전자(16.2%)가 삼성전자(31.2%)에 이어 2위에 오르게 된다. 각사별 평균 판가 차이가 커 기준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는 것이다. 그래도 3·4위는 중국업체 몫이다. TCL이 10.2%, 하이센스는 9.5%다. 일본 소니(5.7%)는 5위에 랭크됐다.

이 성적표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자타공인 글로벌 TV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결코 마음을 놓고 있어선 안 된다는 것. 그동안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중국이 빠르게 이들을 추격하고 있고, 언제 따라잡을지 모르는 '현존하는 위협'이 됐다는 얘기다.

◇中 TCL·하이센스, '초대형' 미니LED TV 앞세워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IFA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기업의 약진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TV 시장에서 좁혀진 격차가 확연히 느껴졌다.

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초대형 TV로 화려하게 전시관을 꾸몄다. 삼성·LG전자와 마찬가지로 초대형 화면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느는 추세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니LED, 마이크로LED 등 삼성전자와 겹치는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세계 1위'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지 않은 셈이다.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미니LED, 마이크로LED 기반 초대형 제품을 전시했다.

[촬영:유수진 기자]

구체적으로 중국기업 TCL은 115형 퀀텀닷(QD) 미니LED 4K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LCD의 단점을 보완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해낸 제품으로, 삼성전자의 NEO QLED와 동일한 기술(미니LED)이 적용됐다. '5년 무상 보증' 등 고객 서비스도 국내 기업에 밀리지 않았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됐기에 취할 수 있는 조치다.

TCL은 이번 IFA에서 '가장 큰 TV' 타이틀도 가져갔다. 163형 마이크로LED 제품인 '더 시네마 월(The Cinema Wall)'이 주인공이다. 마이크로LED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전략 제품으로 밀고 있는 디스플레이다.

또 다른 중국기업 하이센스도 100인치 미니LED TV(ULED) 등을 선보이며 '초대형' 행렬에 동참했다.

자연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래 TV 전략'에 관심이 쏠렸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머잖아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 지각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제품은 선명도와 그에 따른 몰입감 등 '질(質)' 측면에선 아직 열위지만 '저렴한 가격'이 무기가 될 수 있다.

◇'기술력'으로 승부…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양사는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초대형·프리미엄 전략에 더욱 힘을 싣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TV 수요가 줄고 있으나 초대형·프리미엄 제품은 '예외'라는 점을 기회 요인으로 봤다.

정강일 삼성전저 상무(왼쪽)과 백선필 LG전자 상무.

[촬영:유수진 기자]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 상무는 "중국업체가 수년 전부터 미니LED를 적용한 제품을 만들어왔고, 일반 LCD 대비 프리미엄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다양한 화질 알고리즘과 노하우 등으로 같은 기술을 쓰더라도 훨씬 더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세대 전략 제품으로는 '마이크로 LED'를 꼽았다.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중 가장 단점과 제약이 없다는 이유다. 실제로 마이크로LED는 OLED처럼 스스로 빛과 색을 내지만 번인 현상이 없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한다.

문제는 '비싼 가격'이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는 110형짜리가 1억7천만원대일 정도로 고가다. 통상 1천만원 미만이어야 시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도 '아직'이다. 정 상무는 "생각했던 것보다 상용화 단계 가격으로 진입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일반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빨리 가격을 내려 차기 전략 디스플레이로 활용되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중국기업이 기술력의 부재로 하지 못하는 올레드에 집중하되 '아이디어'를 더하겠다고 밝혔다. 백선필 LG전자 HE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올레드는 한국기업이 독보적"이라며 "향후에도 올레드 분야에서 초대형으로 쫓아오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 대를 팔더라도 큰 사이즈, 무선이나 포제 같은 아이디어 상품을 파는 게 중요하다"며 "같은 패널을 갖고도 갭을 벌릴 수 있도록 세트 메시지를 차별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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