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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bp까지 치솟은 가산금리'…은행 1년 FRN으로 엿본 시장심리

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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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은행채 발행이 급증함에 따라 변동금리부 채권(FRN)의 가산금리도 빠르게 치솟는 모양새다.

FRN 발행량 증가와 가산금리 상승은 모두 채권시장 심리가 약세로 치우쳤다는 방증이란 평가가 나왔다.

◇ 공급 측 입장…FRN은 그래도 소화되는 물건

12일 연합인포맥스 FRN 기간별 발행내역(화면번호 4209)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은행은 1년물 FRN을 CD 1개월 금리(3.63%)에 31bp 더한 3.94%에 900억원 발행했다.

지난달 22일 20bp 가산금리에 찍었던 것을 고려하면 조달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이다.

고정금리 은행채 금리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전일 기준 AAAA 신용등급 고정금리 은행채의 민평금리는 3.972% 수준으로 지난달 22일(3.894%)보다 7.8bp 올랐다.

FRN 가산금리 등 시장금리가 이처럼 치솟은 것은 공급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지난달부터 전일까지 발행한 FRN 규모는 8조7천300억 원에 달한다.

6월 19일부터 7월 말까지 발행 규모(5조1천700억원)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결과다. 1년 전인 작년 8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물량(3조8천억 원)도 크게 웃돈다.

시장 수요가 상대적으로 괜찮은 구간을 찾아 발행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9~11월 정기예금이 급증했던 점과 최근 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은행의 자금 조달 수요는 크게 늘었다. 높은 조달금리에도 궁여지책으로 변동금리부 채권 발행을 지속하는 셈이다.

박종현 한화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리서치팀장은 "은행의 예금 조달이 과거에는 연 100조~200조에 달했지만, 올해는 7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마이너스(-) 18조1천억 원 수준이다"며 "2분기 이후 대출도 급증해 7월까지 올해 누적 자금 과부족은 76조6천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그는 "작년 7월과 9월에는 은행 조달이 40조원을 상회해 수급 부담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달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채 AAA 1년물 민평금리 추이

연합인포맥스

◇ 수요 측 입장…'놀리는 것보단 낫다'

수요자들은 차선책으로 은행채 FRN을 매수하는 모양새다.

주로 머니마켓펀드(MMF)들이 FRN 은행채를 매수하는데, 금리 수준이 적당하면서 금리 위험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향후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기보단 금리 상승 위험을 방어하는 성격이 강한 셈이다.

변동금리부 채권은 일정 주기로 쿠폰 수익률이 조정된다. 인플레 등 시장 요인에 따라 금리가 치솟을 경우 받게 되는 캐리 수익도 올라가면서 가격이 방어되는 구조다.

최근 인플레가 반등하고 예상보다 지속하는 상황에 투자 대안으로 적합한 셈이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준거 금리는 각각 1개월물 CD금리와 은행채 금리로 시장 노출도에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쿠폰 수익률의 짧은 조정 주기가 FRN 보유자들의 듀레이션 부담을 낮춘다. 1개월물 CD를 준거금리에 따라 매달 쿠폰 금리가 재산정되는 것이다. 가산금리엔 변화가 없다.

일례로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쿠폰 수익률이 같이 오르면서 채권 가격이 방어된다. 다만 반대로 시장금리가 내릴 경우엔 쿠폰 수익률도 같이 내리게 된다.

수요를 구체적으로 보면 머니마켓펀드(MMF) 등 일부 기관의 선호도가 높다.

MMF는 듀레이션이 크지 않은 종목을 선호한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수익률에는 어느 정도 부합해야 한다.

4%에 육박하는 은행 FRN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셈이다. 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근 개인 국공형 MMF의 투자 수익률은 대략 3.70%~3.80%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대적으로 높은 개인 수수료를 고려하면 한 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할 경우 FRN 매수가 적합한 셈이다.

채권시장에 약세 요인이 부각한 상황에서 대기 자금을 놀리기보단 FRN이라도 사놓으려는 수요도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물가가 반등하고 연준 불확실성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FRN매수도 괜찮다"며 "1년 이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상하지 않을 경우에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성격 비교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즈(Allianz Global Investors)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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