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1천918억원 최다…농협>우리>신한>국민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올해 2분기에만 7천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지속과 경기둔화 우려로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부실채권을 선제적으로 털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이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하반기 경기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부실 확대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내은행 부실채권 매각현황'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올해 2분기에 매각한 부실채권은 총 7천2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56.88% 증가한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99.25%(2천411억원) 급증한 셈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2분기에만 1천918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8.13%(428억원) 급증한 수치이며,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규모가 컸다.
농협은행은 1천871억원, 우리은행은 1천388억원, 신한은행은 1천177억원, 국민은행은 861억원의 부실채권을 팔았다.
은행들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대출채권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회수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면 자산유동화전문회사 등에 매각하거나 장부에서 아예 지우는 상각 조치 등을 통해 손실을 보전한다.
이처럼 은행들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이후 이자유예 종료, 경기하락 등으로 인한 부실차주 증가로 여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소폭 하락했으나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원화 대출 연체율은 평균 0.29%로, 5월 0.33%보다 0.04%포인트(p) 소폭 낮아졌다.
문제가 생긴 여신의 보유 규모를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0.25%로 같은 기간 0.05%p 하락했다.
다만 5대 은행의 지난해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17%로 올해 대비 0.12%p 낮았다.
가계 연체율도 지난해 6월 말 0.14%에서 올해 6월 말 0.25%로 급등했다.
신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04%에서 0.09%로 두 배 이상 올랐다.
NPL비율도 지난해 6월 말 0.22%로 올해 같은 시점보다 0.03%p 낮았다.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대거 매각하면서 당장 장부에 누적된 부실은 털어냈지만 새로 생긴 부실 규모가 더 커 상·매각 효과가 반감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신규 부실채권 발생량은 증가세를 이어가 올해 2분기에만 4조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6월 말 기준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2분기에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은 4조원이다.
전분기(3조원) 대비 1조원 증가했고, 전년 동기(2조3천억원)와 비교해도 1조7천억원 증가했다.
부실채권 증가는 기업여신이 주도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은 2조8천억원으로, 전분기(1조9천억원) 대비 9천억원 증가했다. 가계여신은 1조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코로나19 이후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데다 금리가 오르며 대출 이자까지 불어나자, 결국 한계에 봉착하는 기업과 대출자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경기 침체 상황을 감안해 은행권은 하반기 연체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부실 채권이 많을수록 그만큼 충당금을 쌓아둬야 하기에 건전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손실이 커지고 결국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향후 연체 및 부실채권 등 건전성 전망, 금리인상 등 대내외 경기 상황에 따라 잠재적 한계 차주가 부실로 편입될 수 있는 경우가 상존하고 있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연체 여부는 지켜봐야 하지만 고금리가 지속할 경우 이자납입 지연에 따른 잠재 한계 개인사업자 위주로 연체 증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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