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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딱 두 대…'라이프솔루션 기업' LG전자의 선택

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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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딱 두 대…'라이프솔루션 기업' LG전자의 선택 ㅣ 경제ON 취재파일 230912[https://youtu.be/9ub8thTtRk4]

※ 이 내용은 9월 12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유수진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지난주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이 열렸습니다. CES, MWC와 함께 글로벌 3대 전자·IT 전시회 중 하나로 꼽히는 행사인데요. 그 현장을 기업금융부 유수진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업들이 올해 행사에선 어떤 신기술을 뽐냈을지 들어보겠습니다. 어떻게 독일, 잘 다녀오셨습니까? 코로나 팬데믹이 풀린 뒤로는 국제 행사들이 모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것 같습니다.

[유수진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온라인으로 열리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올해의 경우 53개국에서 2천여 개의 기업이 참가해 부스를 꾸리는 등 역대 최대 규모였고요. 이 기간 IFA를 찾은 바이어와 참관객이 150여 개국, 18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나라 기업들도 많이 참가했겠죠?

[기자]

네 맞습니다. 한국 기업들 역시 총출동했는데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174개 사가 참가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참가 기업 수로는 중국,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고, 전시 제품도 TV부터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로봇 등 다양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의미있는 연결', LG전자는 '모두를 위한 즐거움과 지속가능한 삶'을 테마로 각자 대규모 전시관을 구성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무래도 우리 기업 전시관이 어땠을지가 가장 궁금한데, 국내 기업 전시관에서 가장 특징적인 건 뭐였습니까?

[기자]

LG전자가 TV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시청자분들께서는 'TV를 전시하지 않은 게 뭐 그리 대수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서 질문 하나 먼저 드리고 싶어요. 앵커께서는 'LG전자'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앵커]

'백색가전의 명가'라는 별명이 떠오르고요. TV에서 동물이나 자연이 선명하게 나오는 TV 광고도 생각납니다.

[기자]

네. 그렇게 선명한 화질을 선보일 수 있는 건 올레드TV이기 때문인데요. LG전자는 '올레드 명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올레드TV 1위 기업입니다. 설명을 좀 드리면 올레드는 LCD와 달리 백라이트 없이도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얇은 두께와 선명한 화질이 최대 장점인데요.

최근 삼성전자가 올레드 시장에 합류하긴 했지만, LG전자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투자를 이어오고 있기에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그런 LG전자가 전 세계 고객들한테 올레드 경쟁력을 자랑할 수 있는 자리에 TV를 전시하지 않았다는 거죠.

이는 삼성전자는 물론 TCL이나 하이센스 같은 중국기업들과도 차별화된 행보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18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답게 이번에도 전시장의 일부를 TV 존으로 꾸며 다양한 종류, 라인업의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중국기업들도 초대형 TV를 앞세워 국내 기업을 위협할만한 기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LG전자는 달랐습니다. TV를 많이 전시하지 않은 건데요. 아예 없었다고 할 순 없지만 전면에 내세운 것 역시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TV는 '아이디어'로 차별화를 한 제품인데요.

전원 외 연결선을 모두 없앤 Wireless 제품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이랑 '스탠바이미 고(GO)'라고 해서 TV의 이동 편의성을 확대한 제품이거든요. 이렇게 두 개가 전부였는데, 유럽과 북미 등 해외 출시에 맞춰 이번 IFA에 들고나왔습니다.

그럼 'LG전자가 원래 TV를 잘 전시하지 않는 것 아니냐'하는 의문이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해엔 어땠는지 비교를 한번 해드릴 텐데요. 제가 작년에는 직접 현장에 가보지 못했던 터라 다녀오신 분들께 여쭤보기도 하고 당시 영상을 많이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당시엔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보였던 것, 그러니까 LG전자가 가장 중점을 뒀던 전시물이 세계 최대 97형 올레드 TV인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이었습니다. 당시 IFA에서 최초 공개한 제품이었죠.

이 밖에도 88형 시그니처 올레드 8K라던가, 136형 4K 마이크로 LED 등도 선보였습니다. 또 관람객들이 차별화된 게임밍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플렉스 아케이드'존도 조성했는데요. 여기에 42형 벤더블 올레드 TV 등 화면 구부릴 수 있는 플렉스 제품도 다량 전시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전시장에 왜 TV가 없는지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작년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고 해서 그런 것 같은데요. LG전자 관계자에게 확인해보니 "신제품이 없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다수의 TV 신제품을 공개했기 때문에 굳이 이번엔 가져오지 않았다는 설명인데요. 물론 일반 전시장 아닌 바이어와 비즈니스 상담을 하는 공간에는 TV도 설치했다고 합니다.

[앵커]

전시회가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고 업계를 리드하는 신제품을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LG전자가 TV를 많이 전시하지 않아서 얻은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이번에 LG전자는 TV 전시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통해 전시관 전반의 조화와 균형을 맞추는데 '집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다 확실히 전달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지난해 최대 크기의 올레드 TV가 자리했던 전시장 입구에 올해는 어떤 전시물을 가져다 놓았는지 살펴봤습니다. 그곳엔 에너지 기술을 집약한 주거 솔루션 '스마트코티지'가 자리 잡고 있었어요.

이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성된 에너지를 가정용 ESS에 저장했다가 가전제품이나 공조 제품,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는 '넷제로'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마련한 솔루션입니다. 올해 LG전자의 전시 테마인 '모두를 위한 즐거움과 지속가능한 삶'에 꼭 맞는 전시물인데요.

올해 LG전자는 전체 전시관을 '지속가능한 마을' 컨셉으로 꾸몄습니다. 이광호 작가와 협업해 마치 관람객들이 숲속을 걸으면서 전시물을 둘러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건데요. 전시 부스에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적용했고 구조물도 최소화해 친환경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세탁기와 건조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고효율 가전 신제품과 함께 홈 에너지 솔루션을 체험하는 공간을 조성했어요.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워크숍 공간'도 꾸몄습니다.

사실 TV나 디스플레이는 화려한 색감과 몰입감으로 다른 제품 대비 관람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제품이잖아요. 특히 최근엔 초대형화 추세로 가고 있어서 화면이 압도하거나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제품도 많은데요. 상대적으로 TV가 적다 보니 관람객들이 '지속가능성'이란 전시 컨셉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또한 '차별화'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LG전자 입장에서 이번 전시는 기본적으로 예년과 조금 달라야 했습니다. 변화된 LG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첫 번째 공식 무대였기 때문인데요.

부연 드리자면 LG전자는 지난 7월 '미래전략 발표회'를 열고 기존 '가전 기업'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업의 중심축을 '제품(디바이스)'에서 '플랫폼'으로, '제조'에서 '서비스'로 옮겠다는 얘긴데요. 지난 65년의 역사에서 전례 없는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선포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날 발표 이후 처음 참가한 글로벌 가전 전시회가 이번 IFA입니다. 당연히 어떤 제품을, 어떻게 전시할지 고민이 많았을 거예요. 변화를 선포했는데 과거랑 똑같아서는 안 되잖아요.

또 눈에 보이는 제품을 그냥 전시하는 건 쉽지만 '솔루션' '서비스' 같은 무형의 개념을 관람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현해 내는 건 쉽지 않잖아요. 주거생활 플랫폼 스마트코티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초개인화가 특징인 'UP가전 2.0'을 선보인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렇지만 LG전자가 최대 강점인 올레드 제품을 유럽 소비자들에게 직접 선보일 기회를 자체적으로 포기했다는 아쉬움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다른 전자업체들에서 TV를 본 관람객들이 왜 LG전자 전시관에는 TV가 없는지 의문을 품곤 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던 TV 두 대 있죠. '시그니처 올레드 M'이랑 '스탠바이미 고'가 더욱 주목받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시그니처 올레드 M은 세계 최초로 전원 외 모든 연결선을 없애 설치 공간의 자유를 높인 제품이고요. 스탠바이미 고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개인 SNS에 '내 스타일의 TV'라고 적어 화제를 모았던 제품인데요. 집 같은 실내에서만 TV를 보는 게 아니고 공원이나 캠핑장 등 야외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이동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해외에선 두 제품을 두고 어떤 평가가 나왔습니까?

[기자]

해외 유력 매체들의 호평도 이어졌습니다. 독일 컴퓨터빌드는 시그니처 올레드 M과 스탠바이미 고를 'IFA 2023에서 가장 흥미로운 TV'로 꼽았고, 영국의 왓하이파이(What Hi-Fi)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두 제품이 나란히 전시된 모습을 보니 TV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밖에 영국의 트러스티드 리뷰 등이 스탠바이미 고를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기업금융부 유수진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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