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연말 달러-원 전망치를 1,300원대로 속속 올리고 있다.
올해 3분기와 4분기 달러-원 전망치를 기존보다 많게는 100원 가까이 올리면서 연내에는 1,200원대의 환율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킹달러'가 귀환한 데다 우리나라 경제의 회복세가 늦춰지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도 고환율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주요국 통화의 약세도 원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13일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것에 따르면 9월 들어 노무라와 웰스파고, HSBC 등이 모두 달러-원 환율 전망치를 상향했다. 3분기와 4분기 1,200원대의 환율을 예상했던 이들 은행은 모두 1,300원대로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바클레이즈, RBC 캐피털마켓츠 역시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1,300원대의 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는 3분기 환율 전망치를 당초 1,260원으로 제시했던 것에서 1,350원으로 90원이나 높였다. 또한 HSBC는 4분기 환율 전망치를 1,240원에서 1,340원으로 100원 상향 조정했다.
환율 전망치 상향은 주요 IB들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대 초반으로 당초보다 매우 낮게 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월 17일 장중 1,343.00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찍었다. 7월 중순 1,250원대까지 내렸지만, 지난 8월 4일 종가 기준 1,300원을 상회한 이후 1,300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 7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원화 전망에 대해 경계심을 유지한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의 교역 여건은 평탄하지 않고, 원화는 저금리 통화로서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무역수지는 지난 8월까지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수입과 수출이 모두 감소해 16억4400만달러의 적자로 출발했다.
HSBC는 달러인덱스 상승에 따라 달러-원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면서도 2024년에는 아시아의 다른 저금리 통화 대비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IB들이 달러-원 전망을 올렸지만, 1300원대가 대세는 아닐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NH선물의 김승혁 연구원은 글로벌 IB 약 20개 사의 평균을 낸다고 하면 여전히 1200원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1,240원대까지 내려간 바 있고, 1,300원으로 올라온 지는 두세달 밖에 되지 않았다. 연말 1,200원대로 복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가 노랜딩(no landing·무착륙)보다는 연착륙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소비와 고용이 돌아서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해지는 연말 정도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주요 투자은행의 달러-원 전망치
| 3분기 | 4분기 | 24년 1분기 | 24년 2분기 | |
|---|---|---|---|---|
| 노무라 | 1,350원 (1,260원) | 1,320원 (1,240원) | 1,280원 (1,215원) | 1,260원 (1,200원) |
| 웰스파고 | 1,330원 (1,280원) | 1,340원 (1,290원) | 1,330원 (1,270원) | 1,320원 (1,250원) |
| HSBC | 1,340원 (1,260원) | 1,340원 (1,240원) | 1,330원 (1,230원) | 1,320원 (1,220원) |
| BofA | 1,340원 | 1,330원 | 1,305원 | 1,280원 |
| 바클레이즈 | 1,330원 | 1,325원 | 1,320원 | |
| RBC | 1,335원 | 1,345원 | 1,350원 | 1,33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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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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