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중국 주요 자산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가격 회복 속에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는 작년 11월과 같은 대규모 환매 가능성과 가격 반등 시나리오를 모두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중국 국영 금융매체 시큐리티 타임스(Securities Times)는 13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분석 업체 윈드 자료를 인용해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중국 채권펀드 지수가 0.26%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통계에 포함된 채권형 펀드 3천312개 중 2천979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의 90%가량은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이 중 48개 펀드는 1% 이상, 일부는 2% 이상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손실을 크게 본 채권형 펀드는 전환사채(CB) 등을 담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고금리와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의 여파로 해석된다.
매체는 중국 채권금리가 8월에 하락하다가 월말부터 급격히 'V'자 모습으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채권시장에 대한 유동성 환경도 우호적이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웨이펑춘 창진허신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주 자금 사정이 경색됐다"고 적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신용 완화 정책과 다소간의 경기 흐름 회복에도 조달 사정이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진단됐다. 단기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작지만, 투자 등 수급 요인에 따라 균형을 잡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여전히 정책과 펀더멘털을 관망하는 단계"라며 "단기적으로 채권시장은 주식시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참가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손실 누적과 특이 수급에 따라 대규모 환매가 나타나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에 이를 겪은 바 있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재현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작년에는 11월 전에 채권 수익이 많아 환매 니즈가 컸고, 은행들이 재무관리 차원에서 채권을 대량 매도한 특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체는 최근 채권 펀드 환매 압력이 높지 않고 통화·자금 환경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한 펀드 관계자는 "당국의 일련의 조치가 하반기 안정적인 성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어느 정도 끌어올린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시장금리는 부동산 안정과 소비 촉진 등 내수 확대 정책 시행과 재고 사이클에 달려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데이터를 볼 때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중국 채권시장을 둘러싼 복합적인 변수들이 많다. 이달에는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장기투자의 기회라는 인식도 있다.
라이언펀드 관계자는 "그간 경험으로 보면 9월에 금리가 좀 더 오를 수 있다"며 "당국의 8월 금리인하 이후 채권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있기도 하고 경기부양책과 위안화 약세 압박, 지방재 집중 공급 등 악재가 몰려있다"고 판단했다.
화하펀드 관계자는 "통화정책이 완화된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걱정한다면 단기채권 펀드가 대체상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장단기 채권 펀드 모두 10년간의 추이를 보면 4~5차례에 걸쳐 큰 조정을 받지만, 결국 견조한 수익률을 얻게 된다"고 조언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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