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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證, 회사채 주관 약진…은행계 영구채 공략 효과 쏠쏠(종합)

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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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지방은행계 단독 주관으로 실적 배가…투자자 제한 감수, 비판의 시선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신한투자증권이 일반 회사채(SB) 시장에서 달라진 기세를 드러내고 있다. 적극적인 영업으로 주관 실적 기준 5위권에 오르는 등 부채자본시장(DCM) 시장에서의 입지 다지기에 한창인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의 실적을 뒷받침한 건 은행계 신종자본증권이다. 특히 농협금융지주와 지방은행 계열 물량을 단독 주관하면서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다.

다만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밀월 관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통상 은행계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대형 증권사 및 계열사의 투자 물량이 상당해 주관 업무를 중소형사에 맡기고 이들이 직접 채권을 담아가곤 했다. 이와 달리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의 계열 발행물을 서로가 단독 주관하는 방식으로 실적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신한證, 5위권 진입 시동…은행계 자본증권 포섭 효과

14일 '연합인포맥스 인수/주관 종합'(화면번호 8450)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올 초부터 전일까지 일반 회사채 5조2천849억 원어치를 주관해 5위에 올랐다. 연간 기준 신한투자증권이 회사채 리그테이블 5위권까지 올라간 건 2015년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신한투자증권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 중 하나는 은행 계열사의 신종자본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업무를 단독 주관해 총 7천억 원의 실적을 쌓았다. 세 건의 딜로 전체 주관 물량의 13%가 넘는 실적을 올린 셈이다. 특히 농협금융지주가 4천억 원 규모의 발행물이었다는 점에서 단독 주관 효과를 톡톡히 봤다.

농협금융그룹과의 인연은 NH투자증권 조달에서도 이어졌다. 신한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이 오는 19일(납입일 기준) 발행을 앞둔 2천7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단독 주관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NH투자증권의 든든한 우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 1월과 7월 신한금융지주가 찍은 두 차례의 신종자본증권을 홀로 주관해 총 9천억 원의 실적을 확보했다. 올해 NH투자증권이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 쌓은 주관 물량(9조8천929억 원)의 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주요 투자자 배제, 이례적 기류…신한-NH 밀월관계 우려

서로의 주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는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대기업 그룹 계열 증권사들이 상대 그룹사의 회사채를 번갈아 인수하는 소위 '바터' 거래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들의 밀월 관계는 통상적인 은행 계열사 신종자본증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데서 관련 업계 내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사·은행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대형 증권사 리테일이나 이들 계열사가 주요 투자자로 자리 잡고 있다. 통상 은행 계열사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주관사단이 중소형사로 국한된 배경이다. 주관사는 증권사 리테일·신탁 등의 계정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고 계열사가 가져갈 수 있는 물량도 제한된다.

A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은행 신종자본증권 주관 업무를 맡을 경우 직접 혹은 계열사가 물량을 담는 데 한계가 있어 대형 증권사는 통상 투자자로 참여한다"며 "이쪽 시장의 큰손인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의 계열사 신종자본증권을 주관하면서 발행사의 투자 저변이 제한될 수 있다는 데 우려가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발행한 금융지주·은행 자본증권(국책은행 제외) 주관사를 살펴보면 주로 교보증권과 키움증권, 한양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가 대부분이었다. 초대형IB 중 이름을 올린 곳은 연초 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발행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과 서로 단독 주관을 맡고 있는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정도였다.

B 업계 관계자는 "어쨌든 시장에서 관련 물량이 충분히 소화되기 때문에 서로의 계열사 자본증권 딜을 단독 주관하는 게 발행 자체에는 무리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은행계는 투자처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수요를 포섭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측면에선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관 성적을 기준으로 한 리그테이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 쌓기의 일환으로 이러한 모습이 나타난 듯싶다"고 내다봤다.

C 업계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금융지주·은행 등 계열사 발행 물량이 상당해 이러한 방식으로 올해 주관 실적이 늘어난 모습"이라며 "바터의 경우 해당 증권사 서로 간에 거래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아 법적인 문제까지 살피기는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관련 증권사 관계자는 "당사는 타사 대비 경쟁력있는 조건을 제시해 해당 딜을 수임한 것인데 '바터'라는 일부 물흐리기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며 "그러한 악의적 소문으로 인해 오히려 후속 딜에서 역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공정한 경쟁을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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