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자 돌직구 질문에…직설 화답
대체투자 부실은 성장통…포트폴리오 전략 과감히 드러내
(런던=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13일(현지시각) 금융감독원과 국내 금융회사들이 공동 개최한 'K-금융' 투자설명회(IR)가 열린 영국 런던 로얄 랭커스터 호텔에 내로라하는 국내 대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모였다.
국내에서도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금융지주 회장과 금융투자·보험사 대표이사까지 그야말로 '별'들의 총집합이다.
이들이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내자 행사에 참석한 현지 글로벌 투자자들도 술렁였다.
투자자들은 이들을 상대로 한국 금융시장의 영업환경 여건, 각 사별 경영전략 변화 등에 대해 가감 없는 질문을 쏟아냈다.
◇금융지주 회장들, 저평가 주가 해명·미래 전략 소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를 위한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상안과 경쟁사와의 차별성 확보 방안을 묻는 해외 투자자의 질의에 자산운용 차별화와 해외사업 역량 강화를 꼽았다.
진 회장은 "한국은 인구 감소에 따라 보험업에서 신규 계약을 따내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보험 계열사가 자산운용 능력을 얼마나 높일 것인가가 그룹 포트폴리오 구성에 굉장히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개인 자산가들의 고령화에 따라 이들의 자산을 어떻게 IB 자산화할 것인지, 이 과정에서 수수료 수익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결국 고객자산 운용, 보험자산 운용이 금융회사의 질적 성장 키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선, "선택과 집중의 투자를 통해 지역별 규모 차별화를 가져갈 것"이라며 "인도 리테일 시장과 10~15년 뒤를 이을 아프리카로의 진출 시도를 위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급속한 디지털화로 전통 은행들의 지위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국내 인터넷 은행들이 개인 여신 쪽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기존 은행들은 결국 기업금융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신용평가 능력이 아닌 사업평가 능력이 기업금융의 승부를 가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한국의 통화정책이 금융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투자자의 질문에 "여기가 한국이라면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말하는 게 정답인데, 여기는 영국이니까 제 생각을 좀 더 말하겠다"고 말해 투자자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그는 "현재 물가상승률이 2~3%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이고 중국 경제 불안과 한국 수출 부진 등 하향 위험도가 커지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을 현재로선 고려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글로벌 IB를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여전히 걸림돌은 가계부채 증가세"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긴축 통화 기조가 유지되다 보니 시장금리 높게 유지되고 있고, 은행 대출을 통한 간접 금융시장 수요가 기업들에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에 집중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임 회장은 국내은행들의 건전성 우려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주요 국내 금융지주들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2% 이상 유지하고 있고, 총여신의 0.29%밖에 연체율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재무 건전성은 굉장히 개선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금융 부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이에 대비해 충당금을 전년 대비 40%를 더 쌓고 있고, 가계 부문의 부실도 대응할 만한 수준"이라며 "투자자의 관심은 은행의 수익성일 텐데 우리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9~10%의 ROE가 실현될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에서 5번째)가 13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K-금융 IR에서 금융회사 대표들과 해외투자자 패널 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신뢰 회복 좋은 기회…금투 보험, 글로벌 원 톱 강조
해외 투자가 활발한 국내 보험사와 증권사 CEO들은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각 사의 새로운 경영전략과 비전을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리스크 우려에 대해 "국내 부동산 시장은 탄력적인 정부의 개입으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답을 내놨다.
최 회장은 "주요국의 높은 금리, 인플레이션 문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따라 글로벌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는 지속될 것"이라며 "장담은 못 하지만 1~2년 정도는 어느 정도 참아내는 과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해외 투자 역시 글로벌 시장의 부동산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레에셋은 경쟁력이 전제되는 대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우량 자산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국내 금융투자업 영업 환경 및 향후 방향성을 묻는 말에 "정부의 제도적 완화 기조가 지속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최근 7년 동안 금융투자회사들이 10배 이상 성장한 것은 금융당국 주도하에 많은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해외 대체 투자 등에서 많은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금투사의 성장통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내 금투사는 자기 자본 비중 대비 투자국 보유 비중이 글로벌 IB와 비교해 낮은 수준인데, 이는 결국 레버리지가 상대적으로 해외 글로벌 IB보다 낫다는 얘기"라며 "최근 금리 급등 때에도 상대적으로 완충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었으며, 제도적 성장과 시장 여건들이 유리하기 때문에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이 금융투자업이다"고 자신했다.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소비자 증가하고 있는 보험 건강상품에 대해서도 핵심 정책 추진하면 수익성이 놓아질 것"이라며 "CSM(계약서비스마진) 역시 안정적 운용을 통해 연간 마진을 3조원 이상 확보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은 해외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원 사장은 "앞으로 단순히 재보험 관련 간접투자를 영위하는 데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해외 자산운용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해외 진출하는 데 있어 제도적 보완 부문을 긴밀하게 논의해 K-금융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코리안리가 선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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