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한국은행은 현재 가계부채가 재차 증가하는 등 금융불균형 정도가 다시 누증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거시건전성정책(MPP)과 통화정책(MP) 간 공조 대응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한은은 14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과거 금융불균형에 대응한 우리나라의 MPP와 MP 간 정책조합은 유효성이 낮았던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국내 금융불균형이 심화하게 된 두 가지 사례를 제시하며 이번에는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한은은 지난 2014년에는 MPP와 MP가 동시에 완화되면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간 강화적 상호작용을 일으켜 불균형을 심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2020년 이후 팬데믹에 대응한 MP 완화도 MPP 긴축 효과를 제약하며 시차를 두고 불균형을 확대했다고 자평했다.
이 같은 상황이 누적되면서 현재는 금융불균형이 경제를 제약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한은은 "우리나라 금융불균형의 누증은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돼 자원 배분의 효율성 저하, 부동산 경기에 대한 경제의 취약성 증대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가계부채는 주요국과 달리 디레버리징 없이 지속해 증가해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 "주택가격 여전히 고평가"
이에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금융불균형 완화에 대응했지만 최근 주택가격이 상승 전환하고 은행 가계대출 증가규모도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과 금융불균형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의 긴축 효과가 제약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태다.
주택가격은 2020년 3월부터 빠르게 상승하다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며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주택가격은 소득과 괴리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초 경제여건 등과 비교해볼 때 여전히 고평가됐다는 것이 한은 판단이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대출이 감소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완만한 속도로 둔화했다.
이에 따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부채가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는 임계치를 큰폭 상회할 정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부채 역시 자금조달비용 상승 및 주택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금리인상기 중 부동산업 등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부문으로의 대출 집중도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주택시장 조정과 가계부채 둔화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7월 현재 주택가격 변동률과 거래량은 장기평균을 하회하고 있으나 아파트 가격은 강남3구, 서울, 수도권 순으로 상승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비수도권도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다.
또 은행의 가계대출도 완화적 대출태도, 여신금리 하락,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에 영향을 받아 올해 4월 이후 증가로 전환됐고 신용대출의 상환흐름도 축소됐다.
한은은 "중장기 안정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금융불균형이 일정 수준 이하에서 관리돼야 하는 만큼 꾸준한 조정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불균형 누증에는 부동산 부문이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해왔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은 긴 시계에서 일관되게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통화·거시정책 공조 중요"
한은은 금융불균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MP와 MPP가 공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시사했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불균형 제어를 위한 MP의 역할 확대 주장이 힘을 얻고 있고 금융순환의 조절을 위해 MPP와 함께 MP도 사전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후생도 증대된다는 연구가 등장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통화정책 공조 대응시에는 정책의 적시성 및 효과와 관련한 불확실성, 물가목표 이탈시 중앙은행 신뢰도 저하 가능성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국 사례를 봐도 MP 공조 대응이 MPP 중심 대응에 비해 더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한은은 "MP와 MPP 간 정책기조가 동일한 경우 주택가격 및 가계대출에 대한 효과가 뚜렷한 반면 반대 방향인 경우에는 정책효과가 반감되거나 불확실성이 증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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