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투기 파동 당시, 그 튤립 가격이 당시 사람들에게는 합리적이었을 겁니다. 시장은 늘 옳습니다. 전망을 고집하기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백배 더 중요합니다"
박준우 KB국민은행 델타트레이딩 데스크 팀장은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약 13년간의 채권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정리한 '딜링 10대 원칙'을 공유했다.
박준우 국민은행 팀장
그중 1번 원칙은 '전망을 맞추는 것보다 대응이 100배는 더 중요하다'는 것인데, 공교롭게 변동성이 큰 최근의 장세에 가장 필요한 전략이다.
박 팀장은 "작년에 대부분의 하우스가 올해 시장금리를 '상고하저'로 전망했고, 저 역시 그랬다"며 "다만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하고,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금리인하 전망이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기대보다 금리인하 시기가 더더욱 늦어지는 프라이싱을 하는 과정인 것"이라며 "참여자들의 전망보다 시장이 잘 안 받쳐주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전망이 엇나가고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이지만, 박 팀장은 유연한 마인드로 시장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박 팀장은 "저는 생각이 상당히 유동적이다"며 "한 포지션이나 전망을 고집하지 않고 시장의 흐름에 따라 시장을 팔로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보면 시장이 말도 안 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근데 말이 되니까 그 가격이 된 것이다. 자기 고집을 세우지 말고 시장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시장의 방향은 국제유가가 이끌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팀장은 "유가는 당분간 좀 더 오르고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2030년까지 네옴시티 건설과 동계올림픽 개최 등으로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가가 높게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의 상승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고, 결국에는 근원 물가 자체도 올라갈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물가라는 변수에 다시 우려가 생긴 것이고, 지금부터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박 팀장은 지난 2007년 한국투자증권에 공채로 입사한 이후, 2010년 말에 FICC운용부에서 채권운용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을 거쳐, 2017년에 KB국민은행에 몸담고 있다. 채권운용 경력은 약 13년이 다 돼가는 셈이다.
박 팀장은 증권사에서는 주로 단기계정인 채권 프랍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을 했고, 국민은행에서는 매도가능계정인 투자채권운용을 해왔는데, 작년에 '델타트레이딩 데스크(팀)'가 신설되면서 다시 프랍트레이딩을 하고 있다.
델타트레이딩 데스크는 지난해 5월에 신설한 후 파일럿 과정을 거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운용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미 상반기에 올해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박 팀장은 "작년에 시장 변동성이 커졌는데, 프랍에 대한 좀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신설됐다"며 "팀 자체가 애자일 조직인데, 이는 KB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지향하는 조직 문화에도 부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팀은 은행이 제시하는 방향과 같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무리한 베팅보다는 최대한 안정적인 운용에 초점을 맞추되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높은 전략을 설정해 수익을 쌓아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개시 시점은 내년 4월 총선 이후, 빠르면 2분기로 전망했다.
박 팀장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어 금융불안정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부동산 연착륙을 위한 대책을 우선하여 마련해야 한은도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일 한은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도 가계부채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며 "한은이 통화정책을 이어감에 있어서 현재 가계부채 문제를 유심히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박 팀장이 소개한 박 팀장만의 딜링 10대 원칙이다.
① 전망을 맞추는 것보다 대응이 100배는 더 중요하다
② 자만하려 하지 말고 시장에 늘 겸손해라
③ 샴페인은 포지션을 다 정리하고 터뜨려도 늦지 않다
④ 서두르지 마라, 서두르면 일을 그르친다
⑤ 시장은 늘 옳다. 시장이 비이성적이라고 생각되더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⑥ 시장의 전망이 한방향으로 쏠릴 땐 반대로 포지셔닝 할 때가 오히려 승률이 높다
⑦ 시장에 확신이 들 때는 늘 한 번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⑧ 손절의 타이밍은 "손절을 지금 할까?"라고 생각할 때다. 손절은 빠를수록 좋다
⑨ 수익을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전에 리스크 관리가 먼저이다
⑩ 포지션은 진입보다 '엑싯'이 더욱 중요하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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