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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자금조달 구원투수 나선 메리츠證

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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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KDB생명의 후순위채 발행을 주관한 메리츠증권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부채자본시장(DCM)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던 메리츠증권이 당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던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수수료까지 받아 갔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전일 진행한 KDB생명의 1천200억원 후순위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천10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메리츠증권은 총액 인수를 바탕으로 이번 딜을 단독 주관했다.

업계에선 KDB생명이 메리츠증권을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선정한 배경을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이 DCM 주관 및 인수 시장에서 큰 활약을 보이는 하우스는 아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 회사채 인수·주관 리그테이블(화면번호 8450)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연초 이후 6천200억원의 회사채를 인수했다. 1위 경쟁을 하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7조원 넘는 규모의 회사채를 인수한 것을 참고하면 시장 내 메리츠증권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돈 잘 버는 증권사로 유명하지만, 회사채 시장에서의 비중을 보면 큰 두각을 보이지는 않는 곳"이라며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집중하는 만큼 DCM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동성 흐름이 꼬인 회사를 찾아 '백기사'로 나서는 메리츠의 전략이 빛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츠그룹은 올 초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를 돕기 위해 1조5천억원의 펀드 조성에 9천억원을 선순위 대출로 출자한 바 있다. 이러한 메리츠의 행보가 DCM 시장으로 이어져 KDB생명의 후순위채 발행을 도왔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은 재무 건전성이나 하나금융과의 인수합병(M&A) 등 복잡한 상황으로 인해 발행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던 곳"이라며 "이전 발행에선 산업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을 정도였다. 메리츠가 올해 롯데건설부터 해서 유동성이 꼬인 회사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행으로 메리츠증권이 받아 가는 수수료도 업계에서 관심을 쏟는 대상이다. 메리츠증권의 이번 후순위채 발행 수수료율은 1.25%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통상적인 수수료율이 0.2~0.3%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다만 높은 수수료율은 딜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이해할만하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기관의 투자심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수요예측을 통해 자금을 모으지 못할 경우, 메리츠증권이 PI(고유계정·자기자본 투자) 계정을 통해 후순위채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0억원 정도의 미매각을 기록하면서 메리츠증권이 실익을 챙겨가는 모습이다.

A 증권사 IB 관계자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할 경우 자체 PI 계정으로 후순위채를 콜 만기까지 들고 있거나 시장 상황을 봐서 재매각을 해야 하는데, 미매각 가능성에 대한 버퍼로 높은 수수료율을 설정한 것 같다"며 "발행사 입장에서도 금리가 너무 높게 나오면 시장에서 어떤 벤치마크가 돼버리니 수수료를 더 얹는 대신 발행금리는 시장 수준에서 형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제공]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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