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시중은행 등 주주들이 매각 절차에 나서면서 DB자산운용의 지분에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최대 주주인 DB금융투자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BK기업은행, 부산은행은 DB자산운용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매각 방식으로, 신한은행이 주관기관을 맡고 있다.
은행들의 매각주식 수는 268만 주로, 전체의 44.67%에 달한다. 신한은행(14%)이 주요 주주로, 최대 주주인 DB금투(55%)를 제외하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나은행(9%), IBK기업은행(9%), 부산은행(7%), 우리은행(6%)도 각각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DB운용의 지분 변화는 예고돼 왔었다.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는 핵심업무와 무관한 출자회사의 지분을 정비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에 IBK기업은행은 DB운용의 지분을 정리한다는 입장을 앞서 밝힌 바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은 DB운용 측의 요구도 있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DB운용에서 매각을 요청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은행 입장에서도 이를 반대할 이유도 없고, 요청이 왔으니 일반 수순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DB운용은 20여년 만에 주주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설립 당시(1997년) 정부는 자산운용업의 공공성을 높이고자 은행의 출자를 조건으로 걸었다. 당시 동부그룹에는 은행이 없었기에 다수 은행을 주주로 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주주였던 주택은행(9.83%)이 동부증권에 지분을 넘겼고, 2002년에는 동부증권이 동부생명의 지분 10%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여기에 주주 은행들의 지배구조가 변하면서 현 주주 체계가 완성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DB금투가 DB운용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할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DB금투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될 때 두 회사 모두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산관리에 필요한 상품을 적시에 공급받을 수 있고, 운용사 입장에서도 그룹사 판매 채널을 바탕으로 운용 수익 등을 늘릴 수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도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손잡고 손익차등형 펀드를 선보였다. 기업금융(IB) 등에서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의도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펀드 판매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등에서도 증권사와 운용사 간 도모할 수 있는 시너지 공간은 꽤 된다"며 "기민하게 비즈니스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생각보다 크다"고 말했다.
입찰 과정에서 은행들이 DB금투와 협상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주주인 은행들은 현재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지분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공기업인 IBK기업은행이 주주로 있어 현재로서는 공동 매각 방식의 경쟁 입찰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유찰이 이어질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수 있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재공고 입찰을 하더라도 참가 자격을 1곳만 갖췄다는 게 입증되면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있다.
DB금투 쪽은 현재 DB운용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DB금투 관계자는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진 않다"며 "입찰에 참여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DB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joongjp@yna.co.kr
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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