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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인 없는 외국계운용사의 기관 세일즈에…국내 현지법인 "역차별"

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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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헤드쿼터, 국내 법인 대비 법적·비용 리스크 적어"

"연기금 가점·모회사 상품 판매 가능 등 혜택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국내 현지법인을 둔 외국계 운용사(외사)들이 해외 헤드쿼터(본부)를 둔 곳과의 영업(세일즈) 역차별에 대한 목소리를 낸다.

싱가포르·홍콩·도쿄 등지에 아시아 헤드쿼터를 둔 외사들이 국내에서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 관계자와 만나 펀드 상품 영업을 하는 점이 문제로 제기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형 외사들이 국내 영업 규모를 축소하는 데에는 금융상품 판매 형평성 문제도 크게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법인이 없는 대형 외국계 운용사들이 국내에 와 연기금이나 공제회를 찾아 상품 세일즈를 하고 있다"며 "투자권유를 할 수 있는 투자매매·중개 라이선스가 없어 자본시장법 위반이지만 금융당국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실상"이라고 밝혔다.

◇ 기관 세일즈 감독 사각지대에…"왜 한국 법인으로 영업하나"

현지 법인 관계자는 "해외 법인이 한국에 와 기관 세일즈를 하지만 감독 사각지대에 있다"며 "법적으로 리스크 프리하고 비용도 절약되는데 '왜 굳이 한국 법인 두고 영업하냐?'는 이야기가 나오며 국내 법인을 철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과거부터 국내 현지 법인을 철수·축소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현지법인을 철수했고, JP모건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한화자산운용에 펀드를 이관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외국계 운용사의 국내 법인은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를 통해 판매가 일어나야 한다.

다만 국내에 법인이 없고 해외에 본부를 둔 외사는 금융감독원의 규제 밖에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국내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제재가 불가하다.

지난 2013년 금융당국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국내 법인이 말레이시아 공기업 채권(1MDB)을 판매한 혐의로 기관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골드만삭스가 국내 증권사 등을 통하지 않고 기관투자자들에게 채권을 판매한 데 문제를 제기했다.

현지법인이 없는 곳은 직·간접적으로 상품 세일즈가 가능하다. 국내 현지법인은 금감원의 혹시 모를 제재를 받지 않게 조심하는 분위기다. 외국계 본사 펀드를 '단순 소개'하며 판매로 분류되지 않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권유의 경우 자문계약이 일어난 뒤에 받는 것은 위법이 아니지만, 자문 계약 전 투자권유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자문계약 또한 특정 상품을 매매하게끔 하는 행위는 제한된다.

투자매매·중개 라이선스를 받으면 투자 권유가 가능해진다. 다만 자본금을 비롯해, 인적, 전산 요건과 자금세탁방지제도(AML) 등을 준수해야 한다.

해외에 있는 외국계 모회사의 우수 상품을 권유하고 싶다면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이에 대부분 외사 현지법인에서는 자금을 모아 해외 모펀드에 주는 재간접 펀드 비즈니스 등을 하고 있다.

외사 현지법인은 해외 모회사의 펀드를 팔기 위해서는 기관용 펀드로 등록한 뒤 증권사 금융상품팀 등을 통해야 한다.

◇ "연기금 가점·본사 상품 판매 예외 등 국내 법인 혜택 필요"

외국계 현지 법인에서는 연기금과 공제회가 국내 법인에 혜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국내 외국계 운용사 현지 법인은 국내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법인세를 낸다. 국내 증권사·운용사의 인력 교류가 일어날 수 있고, 경쟁이 이뤄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에서는 연금 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현지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직원 고용이 이뤄줘야 한다.

반대로 법인의 유무와 상관없이 상품 등록을 한 뒤 절차에 충족되면 판매를 할 수 있는 국가도 있다. 이렇게 되면 판매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지 않을 수 있다.

연기금 입장에서는 펀드 상품 수익률이 최우선이기에 큰 수익률 차이가 없다는 가정 아래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외국계 운용사도 본사 상품 판매를 할 수 있게 예외 조항을 두는 방안도 나온다. 판매사를 통하지 않아도 페널티를 주지 않는다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지고, 국내 법인도 엑시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연기금 규모가 과거 대비 커진 만큼 만약 연기금, 공제회 등이 현지법인 혜택을 준다고 하면 철수했던 운용사들이 1년 안에 많게는 10개 이상 국내에 다시 들어올 것"이라며 "현재는 기관 대상 규제나 법인 유지 비용 등 리스크가 많아 오히려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금융회사 CEO 간담회 참석한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23.7.12 superdoo82@yna.co.kr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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