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경기 침체라는 내우(內憂)를 겪는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에 달러 강세라는 외환(外患)까지 들이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들의 손실이 약 30억달러(약 4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18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이전 계약 기준 중국 부동산 개발사 24곳의 올해 상반기 순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은 212억5천만위안(27억5천만달러)로 추정됐다. 통계에 포함된 부동산 개발사들은 모두 중국 본토 상위 30위에 속한 곳이다.
닛케이아시아가 분석한 환차손은 최근 달러-위안화 환율이 1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을 때의 수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당시 시점에서 평가 손실을 매긴 것이다. 실제 환차손은 외화 부채 등의 만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매체는 부연했다.
역외 달러-위안은 수출 등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중국인민은행(PBOC)-외환시장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7.36위안 이상으로 급격히 뛰었다(연합인포맥스가 2023년 9월 8일에 오전 11시 23분에 송고한 '역외 달러-위안 연고점 급반등…역내 위안 2007년 이후 최저(종합)' 기사 참고).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진 7.27위안 부근에서 오르내린다.
선전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양광청(陽光城·Yango Group Co.)과 홍콩증권거래소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욱휘홀딩스(Cifi Holdings) 등을 포함하면 중국 부동산개발사들의 환차손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 2021년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겪은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환차손 추정치가 단연 1위다. 41억4천만위안의 환차손으로 나타낼 것으로 파악됐다. 총차입금 중 26.3%가 미국·홍콩 달러로 이뤄진 탓이다.
룽촹(융창중국·수낙차이나홀딩스)의 환차손은 32억4천만위안,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은 30억위안가량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환차손은 부동산 개발사들의 유동성과도 연관된다. 해외 사업 등으로 인한 외화 유입이 원활치 않다면, 결국 더 많은 위안화를 투입해 부채 및 이자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동성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의 환차손은 달러채 등에 대한 추가 디폴트 우려를 키운다. 이는 다시 위안화 약세 요인이 되고 환차손이 재차 확대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PBOC가 이들을 직접 도와주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뒤따른다.
주왕 BNP파리바 중국 외환·금리 전략가는 "부동산 개발사들의 외화부채는 통화 측면에서 PBOC의 고려사항이 더 이상 아닐 것"이라며 "환차손이 크긴 하지만, 드러난 문제는 몇몇에 국한된 것이고 다른 개발사들은 외화 부채를 줄이거나 헤지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영 부동산 개발사들은 위안화 약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고 있다고 매체는 진단했다. 중국 내에서 위안화로 자금을 조달하기에 나은 환경이라는 점이 부각돼서다. 이들은 외화 부채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 매체는 부연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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