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44%·미래에셋생명 31% 주가 급등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새 회계제도(IFRS17·IFRS9) 도입과 맞물려 배당가능이익 산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을 위해 정부가 법 개정에 나섰다.
여기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배당에 대한 금융사의 자율성을 지지하고 나선 것도 보험사의 배당 여력이 늘어나리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채권재분류 어려워진 보험사, 상법 개정으로 돌파구
1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보험사 배당가능이익 산출 기준과 관련한 상법 시행령 예외조항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상법 시행령 19조에는 거래위험 회피를 위해 헷지하는 파생결합증권이나 파생상품 거래는 이익과 손실의 상계를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통상 기업의 배당가능이익은 부채가 차감된 순자산에서 자본금과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미실현이익 등을 차감해 산출된다.
문제는 미실현손익 산출 과정이다.
자산운용 규모가 큰 보험사들은 그간 금리 변수에 따라 출렁이는 채권평가손익을 관리하고자 채권 재분류를 통해 배당가능이익을 관리해왔다. 손익계산서에 유입되는 자산가치의 변동을 최소화하고자 금리가 상승하면 만기보유금융자산(HTM), 금리가 하락하면 매도가능금융자산(AFS)으로 채권 계정을 조정하는 게 핵심이다. 금리 인상기가 지속된 최근 3년간 보험사들의 채권 재분류는 이익 관리의 주요한 키였다.
하지만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새 회계제도 아래서는 채권 재분류가 어려워졌다. 현 시점에서 배당가능이익을 산출할 경우 대형 생·손보사들의 배당가능이익은 수 조 원에서 수 천억 원 수준까지 여력이 줄어드는 곳들도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이야기해왔다. 늘어난 이익체력만큼 주주에게 돌아갈 이익도 늘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한 생보사 임원은 "이미 킥스라는 감독체계가 있어 보험사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배당 제한은 결국 충분한 자본여력을 쌓는 데 있는데 이는 킥스 비율로 충분한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금융당국은 지급여력비율을 통해 보험사의 배당정책을 간접적으로 관리한다. 이에 유럽과 일본 등 선진 금융시장의 보험사들은 150~200% 수준의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며 배당성향을 50% 수준까지 늘리는 추세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금융사 배당 자율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이 원장은 "투자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자본확충 능력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는 것을 전제로 배당 등 주주 친화 정책의 자율성을 보장하려 한다"며 "잠재적 투자자들이 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먼저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자금 이동 등과 관련한 국내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환호하는 시장…한 달간 한화생명 44%·미래에셋생명 31% 급등
시장은 이미 과거 '배당주'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보험주에 반응한 상태다.
연합인포맥스 업종/종목 등락률(화면번호 3211)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8월 21일~9월 15일) 보험 업종은 12.22% 오르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업종 중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한화생명이 44.11%나 급등했다. 최근 몇 년간 배당을 하지 못한 한화생명이 최대 수혜주라는 해석이 반영된 결과다.
미래에셋생명은 30.95%, 동양생명은 24.51% 올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손보사에 비해 배당 이슈에 있어서는 생보사가 더 긍정적"이라며 "손보사의 실적 개선이 더 좋다고 평가되지만, 최근 배당 성향을 고려하면 생보사가 배당주로서의 매력은 더 있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보험사의 경우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이슈가 있는 만큼 과거 수준의 배당성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현 주가 기준으로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의 배당수익률은 10%가 넘는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과 흥국화재 우선주도 15% 안팎의 주가 상승을 나타냈다.
한화손해보험은 11%, 코리안리와 삼성생명도 10% 가까이 올랐다.
현재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11%가 넘는다. 삼성생명도 5% 정도로 추산된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아직 3분기부터 적용되는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실적에 미칠 영향을 확인해봐야 한다"며 "이를 상쇄할 긍정적인 이슈는 배당뿐"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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