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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채 발행은 성공했는데'…대형증권사도 늘어난 조달비용

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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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주·NH·미래에셋 수요예측 흥행…금리 상승에 이자비용은 최소 두배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는 지난주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 금액의 세 배 안팎의 투자 주문을 받아내며 자금 조달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 들어 금리가 지속해 오른 상황에서 이들 증권사가 차입 구조 관리를 위해 공모채를 발행한 만큼, 이자 비용이 대폭 늘어난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1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국금융지주(AA-)는 모집 금액의 3배에 달하는 투자 수요를 끌어모았다.

넉넉한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증액에도 성공했다. 한국금융지주는 당초 모집금액 900억원이었던 2년물을 1천400억원 발행하기로 결정했고, 3년물 역시 600억원에서 1천250억원으로 발행량을 늘렸다.

다만 높아진 금리에 오버 발행을 피하진 못했다. 2년물은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25bp를 더한 4.849%로 금리가 결정됐으며, 3년물은 23bp의 가산금리를 더해 4.937%에서 발행됐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번에 발행한 공모채를 통해 만기가 도래한 기업어음증권과 공모 사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높아진 금리 레벨에 이자 부담은 큰 폭 늘었다.

내달 만기 예정인 총 1천5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증권의 금리는 3.9%대로 형성돼 있다. CP 발행에서 1년 반 정도 시점이 지난 상황이나 금리는 100bp가량 늘었다.

한국금융지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차입 부채에 대한 이자로 지난 상반기 476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206억원)와 비교하면 두배 가량 뛰었다.

이달 증권채 발행의 포문을 연 미래에셋증권 역시 상황은 같다.

미래에셋증권은 신고 금액의 4배에 가까운 주문을 받았으나, 최근 금리 수준 부담 때문에 증액에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500억원 모집 예정이었던 2년물을 100억원 증액 발행하는 데 그쳤다. 1천200억원 모집 예정이었던 3년물은 신고 금액만큼만발행됐다.

2년물과 3년물의 발행수익률은 각각 4.598%와 4.675%다. 회사채 발행으로 상환 예정인 54-1회 사채의 발행금리는 1.527%로, 미래에셋증권은 약 3배에 달하는 이자율을 부담해야 할 전망이다.

상환 예정인 CP 역시 3.89%의 금리로 지난 3월 발행됐다. 다만 지난 12월에 발행된 CP는 5.8% 후반대의 이자율로 발행됐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할 때 두배 가까이 이자비용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보고서 기준 이자비용은 7천93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천298억원에 그쳤다.

다만 회사채 시장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미래에셋증권의 사채이자비용은 아직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반기 기준 사채비자비용은 1천46억원으로, 전년(998억원) 사용한 금액을 소폭 웃돌았다.

현재보다 금리가 낮았던 2021년까지 발행됐던 회사채의 만기가 대부분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1분기 중 약 7천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회사채 차환이 진행될 내년 1분기 금리 레벨이 현재보다 낮아지지 않는다면, 이번 발행과 같이 약 2~3배에 달하는 사채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또한 긍정적인 투자 심리를 바탕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특히 3년물에서 개별민평 수익률에 -5bp를 가산한 금리에 발행을 확정 지으면서,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2년물 역시 +1bp에 발행했다. 2년물과 3년물의 금리는 각각 4.539%, 4.661%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증권사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넉넉한 투자 수요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올해 발행한 회사채의 금리가 차환 대상의 금리보다 최대 3배가량 높은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지속적인 이자비용 부담에 노출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위험자산 익스포저에 따라 증권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갈리고 있어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상황이 조달 비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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