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국내 상장사의 주주환원 기조가 강해지는 것과 관련해, 주주환원 증가가 기업의 신용도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18일 '주주친화주의의 부상, 신용평가의 눈으로 바라보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한신평은 최근 국내 상장사의 기조가 주주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봤다.
주주환원 규모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기준 2013년 13조6천억원에서 2022년 41조6천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13.2%였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들은 중장기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구체화하는 등 주주와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주주행동주의의 보편화와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소액주주 권리 관련 법규 도입 등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에 기업들이 응답한 결과다.
한신평은 "주주권에 대한 제도적 기틀이 마련되고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트렌드가 가세하며 주주환원 요구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투자자의 주권 인식이 강해지며 주주환원 강화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신평은 크레디트 관점에서는 주주환원 확대가 신용도 약화 요인이라고 봤다.
주주환원이 늘어나면 자본적지출(CAPEX)과 인수·합병(M&A) 등 미래 투자 여력과 이자 상환 재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한신평은 국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주로 대규모 CAPEX가 지속해 필요한 장치산업 위주라며, 지난 상반기 영업현금흐름(OCF) 대비 CAPEX가 159%까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 수치는 2021년 77%, 지난해 113%였다.
한신평은 "CAPEX가 확대하는 상황에서 주주환원과 M&A 재원 조절이 동반되지 않으면 자금조달 부담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대상업체는 지난 달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개 업체(ETF, 우선주 제외). 현금흐름 분석 시에는 금융업종 제외. [출처: 한국신용평가]
한신평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기업의 기초체력을 훼손해 신용도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 스타벅스와 보잉을 들었다.
한신평은 이들 기업이 주주환원 강화로 자본 완충력이 약해진 가운데 외부 충격이 발생해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신평은 영업현금 유출입과 CAPEX까지 감안한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배당 규모를 사전에 확정하기보다, 실적과 주주환원 규모를 연동해야 재무적 유연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지만, 기업이 지속 성장하고 사업을 영위하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며 "탄력적 주주환원을 통한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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