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기금, 역대 최대 순상환…"상환해도 충분한 여력"
高환율·원화 잉여에 이자 경감 효과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외환당국이 세수 결손에 구원투수로 떠오른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의 대응 역량은 변함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인 20조 원을 순상환 해도 본래 목적인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역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18일 신중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세수 재추계 결과 및 재정대응방향에 관한 브리핑에 참석해 "외평기금은 목적 자체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20조 원) 조기상환 이후에도 충분한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본예산 400조5천억 원 대비 59조1천억 원 부족한 341조1천억 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세수 결손은 기금 여유재원 24조 원과 세계잉여금 4조 원, 연내 불용액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 나왔다. 이 중에서 외평기금은 약 20조 원 규모를 조기에 상환해 가장 큰 규모의 재원을 조달하는 역할을 맡아 주목된다.
외평기금은 지난 1967년 외환시장의 수급 안정을 위해 설치됐다. 보유한 원화와 외화를 이용해 시장 상황에 따라 달러를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개입에 나선다.
매년 기금 재원을 차입해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자 비용이 더해져 기금 규모는 작년 결산 기준 269조5천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글로벌 강달러로 인한 환율 상승 국면은 달러 매도 개입으로 원화 자산이 늘어나게 만들었다. 올해 1,300원대 중반에 머무는 고환율 상황을 고려할 때 원화를 이용한 달러 매수 개입 필요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이에 필요 이상의 원화 부채는 상환하면 기금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신 국장은 "외평기금은 그동안 외환보유액을 쌓기 위해 빌려오는 자금이라 항상 이자 비용이 발생한다"며 "원화 재원이 지나치게 많이 쌓인다면 그걸 상환하는 게 수지에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즉시 대응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의 재원을 보유하는 동시에 원화 외평채 발행을 통해 필요시 재원을 확보할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서 18조 원 규모 원화 외평채 발행 한도를 포함했다.
신 국장은 "내년에는 보유 재원에 더해 원화 외평채 한도를 받았다"며 "필요시 재원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어 외환당국 입장에선 충분한 여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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