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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따라줘야' 가능한 미 경제 연착륙…걸림돌은

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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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경제 연착륙이 쉽게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고문이던 안툴리오 봄핌 노던 트러스트 자산운용 글로벌 매크로 헤드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하려면 "많은 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SJ는 미국 경제 연착륙의 위협 요인으로 ▲연준이 너무 오래, 높은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 ▲경제성장 가속화 가능성 ▲에너지 가격 상승 ▲금융위기 발생 등을 꼽았다.

몬트리올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이 일시적으로 연착륙을 달성할 수는 있지만 그 상태를 아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경제 연착륙이 제대로 이뤄진 것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95년 단 한차례 였다고 전문가는 언급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연준에 몸담은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은 "매우 전문적으로 경제를 조종했지만 운이 좋았다"며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WSJ는 연준이 너무 오래,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경우 경기 침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1995년 연착륙은 연준 당국자들이 재빨리 금리인하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일어났다며 12개월 동안 연준 금리를 6%까지 두 배 올린 후 너무 공격적이었다는 점을 깨달았고, 7월부터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인플레이션은 2% 부근이었고,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

베레진 전략가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한 후 필요 이상으로 오랫동안 동결 상태에 머무를까 걱정된다"며 "왜냐하면 금리인상 직후에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은 당혹스럽고, 2년 전의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한 실수를 반복할까 두려워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뜨겁다는 점도 연착륙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됐다.

소비지출과 기업 활동이 지난해 둔화됐다 다시 가속화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고,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하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정체된다.

이 역시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이게 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데 이는 경제 활동을 둔화시킨다. 기업은 높아진 차입 비용과 낮은 자산 가격으로 인해 지출과 채용을 줄이게 되는데 경제는 지금까지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현재 기업이 그런 조치를 하고 있다는 신호가 별로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유가 상승은 임의 소비를 둔화시켜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높이도록 위협한다.

1990년과 2008년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을 때 유가 급등은 경제 연착륙을 어렵게 했던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언급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 확실하게 경제 연착륙에 대해 우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블라인더는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은 연착륙을 계획할 때 원하는 것과 정반대"라고 말했다.

시장 붕괴나 지정학적 위기로 금융시장 충격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에 한 컨퍼런스에서 금리를 50bp 더 인상하면 은행과 부동산 부문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준이 8조1천억달러의 국채 포트폴리오를 축소하는 동시에 투자자들에 의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미국 예산 적자까지 확대되면 이런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yjung@yna.co.kr

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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