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T+100bp, 5년 T+130bp 확정…그린본드로 ESG 투심 저격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10억달러(약 1조3천265억 원)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1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4억달러, 6억달러씩 배정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100bp, 130bp를 더한 수준이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가 3년물 140bp, 5년물 170bp였다는 점에서 투자 수요 등을 바탕으로 최대 40bp가량 스프레드를 끌어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채권 시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6월 국내 시장에서 1조 원어치 채권을 찍어 데뷔전을 마친 데 이어 외화 조달에도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원화채에 이어 이번 달러화 채권 역시 그린본드(green bond) 형태를 택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의 일종으로, 조달 자금의 사용처가 친환경 사업으로 제한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저탄소 교통수단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 등에 자금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린본드 기준을 갖췄다.
해외 시장의 경우 ESG 투자 열기가 더 거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등 이차전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ESG 투자자의 관심을 더욱 사로잡았다.
더욱이 최근 민간기업이 발행한 한국물(Korean Paper)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부각됐다. 민간기업이 공모 달러채 북빌딩에 나선 건 지난 7월 GS칼텍스(무디스 기준 'Baa1') 이후 두 달여 만이다.
한국물의 주요 발행사는 AA급 국책은행과 공기업, 시중은행 등으로 민간기업의 공급량이 많지 않다. 민간기업의 경우 대부분 국제 신용등급 기준 A급 이하라는 점에서 AA급 대비 금리 메리트 역시 상당하다.
여름휴가 등으로 주춤했던 한국물 시장은 이달 대한민국 정부의 엔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과 한국수출입은행·한국남부발전의 달러화 채권 발행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이 민간기업 조달의 포문을 연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빌딩 전부터 기관들의 관심이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이차전지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권 지위를 갖춘 기업인 데다 그린본드로 ESG 투자 열기에 발맞춘 점 등이 인기를 북돋웠다. 북빌딩 전 로드쇼 단계에서부터 뜨거운 투자 심리를 확인하면서 흥행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최근 글로벌 채권 시장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예상보다 탄탄한 미국 경제지표와 유가 상승세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곤 있지만 글로벌 채권시장에서의 기업 조달은 무리 없이 이뤄지고 있다. 견조한 수요가 발행을 뒷받침하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제 신용등급은 BBB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Baa1', 'BB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모건스탠리, 스탠다드차타드, KDB산업은행이 주관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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