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이석훈 연구원 =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위원들의 매파 지수가 다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7월 FOMC 이후 나온 20건의 위원들 발언을 추려 분석한 결과 12건의 발언의 매파 지수가 모두 가장 높은 '4'로 집계됐다.
9월에는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오는 11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상황에서 위원들의 발언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물가가 둔화세를 이어가던 것에서 약간 오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미국 경제의 연착륙 확률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통화정책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랐음에도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위원들 사이의 이견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건너뛰기(skip)'를 통해 매파를 달랬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에는 어떤 묘수로 시장의 긴축 긴장감을 유지하고 매파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매파도 비둘기파도 모두 연착륙 가능성에 주목
미국 경제가 예상 밖의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FOMC 위원이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8일 발언에서 "요약하자면 경제 활동이 완만한 수준으로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느리지만 분명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을 전망한다"면서 "달리 말하면, 우리가 모두 기대해왔지만, 과거에는 상당히 찾기 어려웠던 연착륙으로의 비행경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커 총재의 두 번의 발언에서 매파 지수를 살펴보면 첫 번째는 '4'로 평가됐고, 두 번째는 '1'로 낮아졌다.
그는 두 번째 발언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히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경기에 대한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평가도 바뀌었다.
그는 지난달 3일 발언에서는 "추가적인 경기 둔화는 확실하다"면서도 "지난 몇 주 동안 연착륙이라 불리는 것의 가능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둔화를 우려했던 발언은 3주도 되지 않은 사이 경제의 재가속 가능성 전망으로 수정됐다.
바킨 총재는 22일 발언에서는 "경제가 둔화하기보다 재가속을 시작할 가능성을 반드시 열어둬야 하며 이것이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미칠 영향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3~4개월 전에는 없었던 재가속 시나리오가 테이블 위에 올랐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 6일 "연준이 심각한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자기실현적으로 될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경제가 강한 모습을 확인하고 그런 역학에 대해 덜 우려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콜린스 총재는 또한 "올해 한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다수 그룹 중 한명"이라면서 약간의 매파 성향을 드러냈다.
◇ 굴스비·하커는 확실한 비둘기…카시카리·보먼은 매
연준 비둘기파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이미 많이 올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먼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은 '굉장한' 뉴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인상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내심'은 비둘기파가 선호하는 표현 중 하나다.
하커 총재는 지난 8일 발언에서 "지금부터 9월 중순까지 놀랄만한 새로운 데이터가 없다면 인내심을 가질 수 있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8월 초만 해도 경기가 더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비둘기파적 면모를 보였던 바킨 총재는 그러나 경제의 '재가속' 가능성을 제시하며 매파에 가까운 쪽으로 이동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비둘기파로 평가할 수 있다.
그는 "거시경제의 현재 역학을 기반으로 보면 정책이 적절하게 제약적인 것 같다"면서 "경계하고 인내하면서 제약적 정책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도록 둬야 한다"고 말했다.
비둘기파의 반대편에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와 미셸 보면 연준 이사가 있다.
카시카리 총재는 경제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지난 7월 31일 "미국 경제가 얼마나 탄력적인지 계속 놀라게 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승리를 선언하고 싶지 않다"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보먼 이사는 지난 7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면서 FOMC 목표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추가 인상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월 FOMC에 앞선 발언에서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와 바킨 총재가 모두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았던 시기의 교훈을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 지속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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