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예나 기자 = 선진국에서 일자리 공석이 감소해 임금 상승률이 둔화했음에도 실업률은 유지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지는 선진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은 억제하면서도 대규모 해고는 발생하지 않는 연착륙이라는 역사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를 설정했으나 상황이 희망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버드 대학교의 알렉스 도마시와 래리 서머스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일자리 공석률은 단 한 번도 실업률의 상당한 상승 없이 하락한 적이 없다. 이들은 경험법칙(rules of thumb)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일자리 공석이 20% 넘게 감소하면 일 년 이내에 3%포인트가량의 실업률 상승이 뒤따른다고 언급했다.
작년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체이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일자리 공석률이 약간 내려가면 항상 더 큰 하락이 뒤따랐으며 이는 경기침체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다만 최근에는 일자리 공석이 줄어든 지 일 년 정도 지났음에도 실업률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이코노미스트지는 16개 선진국 노동시장의 고용주들은 정점 대비 공석 자리를 평균 20% 넘게 줄였다. 이는 역사적인 감소세다. 프랑스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 일자리 공석은 10% 내외의 비교적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에서는 미충원 채용 공고가 25% 넘게 줄었다.
그런데도 선진국 전반에서는 일자리가 월 50만개 늘며 작년 하반기와 비슷한 일자리 증가 속도를 보였다. OECD 회원국 절반 정도에서 16세~64세 노동연령 고용률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일자리 공석 감소로 임금 상승률은 억제됐다. 미국에서 연간 임금 상승률은 작년 말 6%에서 최근 5% 아래로 떨어졌다. 캐나다 임금 상승률도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지는 여타 지역에서는 소득 데이터 품질이 좋지 않아 관계가 불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는 임금 상승세가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여전히 임금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노동시장이 역사적인 규칙을 거스르고 있는 이유는 대퇴사(Great Resignation)과 노동 저장(labour hoarding) 현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퇴사에 놀란 일부 고용주들이 보험처럼 구인 공고를 냈다가 퇴사자가 줄자 공석을 없애거나 코로나 이후 경제 재개방 시기 근로자를 다시 고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고용주들이 구인 광고를 줄이고 기존 근로자들을 붙잡아두고자 하며 공석 감소에도 실업률은 오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ynhong@yna.co.kr
홍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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