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HgDZ-mFtNSw]
※ 이 내용은 9월 18일(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윤은별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지난해 이맘때 강원도 ABCP 사태에서 시작된 자금시장 불안,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당시 부동산 PF 위기까지 겹치면서 채권시장이 얼어붙었죠. 그런데 만 1년 만에 다시 시장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단기자금시장에서 금리가 오르고 있다면서요?
[윤은별 기자]
최근 단기자금시장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단기 상품 위주의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하고 있는 겁니다.
대표적인 단기자금 상품으로는 우리가 CD라고 부르는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 그리고 CP라고 부르는 기업어음이 있는데요. CD는 은행이, CP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 다 만기가 1년이 안 되는 단기 채권의 일종입니다.
이 CD, CP 금리가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들어 CD 3개월물 고시금리가 3.690%에서 3.780%로 이날 오전까지 9bp 올랐고, CP 3개월물 금리는 3.990%에서 4.010%로 2bp 올랐습니다.
[앵커]
별로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많이 불안한 건가요?
[기자]
네, 통상 CD와 CP 고시금리는 움직임이 더딘 편입니다. CD의 경우 지난달 내내 3.7% 내외의 1~2bp 정도를 등락한 게 전부였고, CP는 지난 7월 초부터 변함없이 3.990%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달 들어 1bp씩 오르고 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갑작스러운 상승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CD의 경우 이번 달 4일부터 7일까지 4일 연속 올랐는데, 이렇게 4일 내리 오른 것은 지난 5월 말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앵커]
초단기로 돈을 빌리는 콜이나 레포 같은 상품들도 금리가 오르고 있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시장에서 은행 등의 기관들이 하루, 사흘, 일주일 단위로 짧게 돈을 빌리는 콜, 레포 금리도 상승세입니다.
레포 금리는 이달 중 10bp 이상 올라 3.6%대에 이르는 등 금리 상승 압력이 강합니다.
레포는 환매조건부 채권이라는 뜻인데, 채권을 매도한 뒤 일정 기간 후에 이자를 붙여 다시 매입하는 식의 단기 자금 조달 수단입니다.
보통 국채나 통안채 등의 우량한 채권으로 거래를 많이 하는데, 이번 달 초까지 3.5%대 초반에 거래되던 금리가 이번 주 중에는 장중에 한때 4%대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bp로 따지면 50bp 이상 튀어 올랐던 것이죠.
은행이 지급준비금을 맞추려고 조달하는 월말 월초가 아닌 이상 이렇게 금리가 오르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콜 금리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콜 1일물 평균 금리는 이번 달 7일쯤 3.53%에서 10bp 이상, 3.6%대로 올라섰습니다.
콜 금리의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고, 레포 금리 역시 한국은행이 RP를 기준금리인 3.5%에 사주거나 팔아주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에서 위쪽으로 멀어진 것은 그만큼 단기자금시장이 위축됐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 이런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기준금리와 멀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는데, 은행 등을 대상으로 기준금리인 수준에서 RP 매입을 하거나 매각을 하는 방식으로 콜 시장과 RP 시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부연해왔습니다.
지난해 말 강원도 ABCP 사태를 계기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단기 금리가 크게 상승했었는데요. 공교롭게 1년 만에 비슷한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단기 금리가 오르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자금을 빌리기가 참 어려워지겠네요. 그런데 이런 단기자금시장에서 금리는 왜 오르고 있는 건가요?
[기자]
가장 큰 원인은 은행들의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이 지난해 말 고금리를 앞세워서 예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이때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다시 자금을 조달해야 할 수요가 시기적으로 크게 생긴 겁니다. 또 최근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늘고 있는 등 여러모로 은행이 자금 조달을 해야 할 필요가 큽니다.
그러면서 은행들이 은행채를 많이 찍어내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이번 달 중순까지 은행채를 12조원 넘게 발행했고요. 지난달 8월 한 달 동안에도 20조원 넘게 발행하면서, 은행채 발행량이 만기보다 많은 순발행 양상이 크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은행채를 많이 찍기 시작하니까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서, 은행채 중심으로 금리가 올라가는 겁니다.
은행채가 많아지면서 회사채 등의 크레디트 채권도 위축되는 모양새입니다.
채권시장에서 은행채는 초우량물로 분류됩니다. 신용등급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일반 사기업이 발행한 채권보다 시중은행이 발행한 채권이 더욱 안전하다고 투자자들은 판단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은행채가 많아지면서 은행채 발행 금리가 올라가니, 은행채보다 신용등급이 낮고 위험하다고 평가되는 채권들도 같이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은행채 발행량이 많아지면서 전체 채권시장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최근에 자금시장을 위축시키는 이슈가 또 있다면서요?
[기자]
여기에 단기 자금시장을 위축시키는 또 하나의 이슈가 있는데요. 외평기금, 외국환평형기금 이슈도 자금시장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정부가 얼마 전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외평기금을 통해 재정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는데요.
외평기금이란 외환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쌓아놓는 기금입니다. 달러-원 환율이 과도하게 올라가면 이 기금에 쌓아놨던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고, 환율이 내려가면 반대로 달러를 사고 원화를 파는 식입니다.
올해 들어선 환율이 오르면서 대부분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는 식의 대응을 해왔겠죠.
이렇게 외평기금에 원화가 쌓이면 보통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곳에 예치합니다. MMF는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죠. 언제든 꺼내서 내놓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해서 유동성이 좋고 만기가 짧은 MMF에 많이 두는 겁니다.
외평기금에 있는 돈을 빼서 재정을 조달한다면, 외평기금이 MMF에 맡겨둔 돈이 그만큼 빠져나간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셈입니다.
MMF의 설정액이 감소하면 CD 같은 단기금융상품을 받아줄 수요가 감소한다는 의미도 됩니다. 그래서 외평기금에서 돈을 빼내 재정에 쓴다면, 앞으로 MMF 전체 설정액도 줄어들고,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더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다만 오늘 오전, 기획재정부는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외평기금을 회수할 때 시장 상황을 고려하겠다, 이미 절반 정도는 확보했다,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또 콜이랑 RP 같은 초단기 금리의 경우 이번 달 초에 있었던 국고채의 대규모 만기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 달 11일쯤에 일부 국고채의 원리금 상환일이 왔었거든요. 이날 한꺼번에 27조5천억원, 약 30조원에 달하는 돈이 재정에서 나가야 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단기자금시장이 크게 위축됐습니다. 특히 한 달 안에 법정 지급준비금을 필수로 맞춰야 하는 은행들이 좀 위축됐는데, 그래서 은행들이 콜이나 RP 시장에서 공급이 약해졌고요. 전반적으로 조달 수요가 공급을 크게 넘는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공교롭게 여러 악재 요인이 겹쳤군요. 전반적인 채권시장 심리가 약해지고 있는 것 같네요. 악재가 산적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1년 만에 또다시 작년 같은 채권시장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기자]
확답하긴 어렵지만, 일단 시장에서는 작년과 같은 혼란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더 커 보입니다.
단기 금리 상승세가 작년에 비하면 그렇게 가파르진 않습니다. CD와 CP 금리 모두 자금시장 경색이 시작됐던 작년 10월에는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CD 금리는 60bp 이상, CP 금리는 130bp가 넘게 상승했습니다.
또한 거시 경제 여건상 기준금리가 더 이상 인상될 만한 공간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작년에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과 맞물리면서 채권시장 혼란이 가중됐던 측면도 있거든요.
지금은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작년만큼의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앵커]
그런데 추석 전에 자금시장 경색이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이번 주부터 다음 주 중에 자금시장 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시장 상황이 안 좋은데, 분기 말인 이번 달 말에 추석 연휴, 임시공휴일도 겹쳤습니다. 통상 분기 말은 은행이 자본 관련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금 수요가 큽니다.
또한 시장이 일주일 가까이 쉬게 되면서 그 전에 조달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경우 시장이 쉬어서 조달은 못 하지만 고객들이 돈을 인출해갈 수는 있죠. 이런 경우를 대비해 기관은 긴 연휴 전에 자금을 많이 챙겨두려고 합니다.
그래서 시기상 이번 주나 다음 주 중에 기관들이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고 하거나, 자금을 극도로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조달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겁니다.
[앵커]
추석을 앞두고 자금시장이 불안하네요. 당국도 불안한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면서요?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의 움직임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콜 금리와 레포 금리가 크게 뛰면서 한국은행이 지난 8일에 RP 매입 형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했었는데요.
그런데도 콜과 레포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계속해서 자금시장을 주시하고 있고, 필요하면 RP 매입 같은 수단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끝
(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부 윤은별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byun@yna.co.kr
윤은별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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