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물, MS+63bp 확정…원화채 위축, 해외 공략 빛났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10억 유로(약 1조4천209억원)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국내 채권 시장의 투자 심리 위축세가 두드러지면서 대규모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분위기지만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꾸준히 입지를 쌓아온 유럽 시장을 공략해 조달 경쟁력을 드러냈다.
◇10억 유로 커버드본드 성사, 우량 투자자 포섭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전일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서 10억 유로어치 조달을 확정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한 번에 10억 유로어치 커버드본드를 찍는 건 지난 2021년 이후 2년여 만이다.
트랜치(tranche)는 4년 단일물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유로화 미드 스와프(EUR MS) 대비 63bp 높게 형성됐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65bp 수준이었다.
북빌딩에는 최대 17억 유로의 주문이 몰리는 등 견조한 투자 심리가 드러났다는 후문이다. 같은 날 북빌딩에 나선 역내 발행물이 비교적 더디게 수요를 확인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외화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물량 부담이 드러나기도 했으나 조달에는 무리가 없었다. 과거 기관들의 소규모 주문 공세가 두드러졌던 것과 달리, 이번 조달에서는 우량 기관들이 비교적 큰 금액으로 참여해 흥행을 북돋웠다.
이를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북빌딩 전부터 투자자 저변 확대에 집중했다. 올 6월에 이어 지난주 로드쇼를 위해 다시 유럽 현지 시장을 찾는 등 기관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주거복지 및 고정금리 모기지 공급 등을 통한 한국 주택금융 시장에서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정부 지분 100%를 바탕으로 한 높은 지원 가능성을 부각해 투자 매력을 높였다.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에서 꾸준히 쌓아온 입지 또한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8년 국내 발행사 최초로 커버드본드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을 찾아 채권을 찍었다. 이후 매년 5억 유로어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것은 물론 2020년부턴 조달량을 늘려 연간 15억 유로 안팎의 채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소셜본드(social bond) 형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심리도 겨냥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서민 주거금융 지원 등에 조달 자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요건을 갖췄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9년 3월부터 모든 채권을 소셜본드로 찍고 있다.
◇단번에 조 단위 마련…조달처 다각화 효과 두각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번 발행으로 단번에 원화 기준 조 단위 자금을 마련했다. 최근 고금리 장기화 관측 등으로 공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외화채 발행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으로 조달 수요가 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채권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달러화 선순위채와 스위스프랑·호주 달러·유로화 커버드본드로 공모 외화채 시장에서만 23억2천752억달러(달러화 환산 기준)를 마련했다. 지난해 연간 발행량(약 14억 달러)을 이미 훌쩍 넘긴 수치다.
국내 채권시장에서의 조달에도 앞장서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 1월부터 전 일까지 5조1천300억원의 선순위채와 25조9천560억원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했다.
이에 선순위채 발행 잔액은 지난해 말 8조9천500억원에서 전일 12조5천8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MBS 잔액 또한 139조5천992억 원에서 153조2천309억 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최근 국내 시장에서의 채권 조달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 4일 진행한 3년물 공사채 입찰에서 900억 원의 주문을 모아 700억 원을 찍는 데 그치기도 했다. 당초 발행 예정액은 1천억 원 안팎이었다.
해외 시장을 활용한 조달 경쟁력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발행의 경우 원화채보다도 낮은 금리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로화 채권 시장이 다소 흔들린 데다 통화 스와프 부담까지 더해졌지만, 원화채 스프레드 또한 상승하면서 조달 비용 측면의 이점이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보유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사 파산 시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하고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는다. 발행사의 상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저당증권(MBS), 자산유동화증권(ABS)보다 안정성이 높다.
안정성에 힘입어 한국주택금융공사 커버드본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 등급을 인정받고 있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aa', 'AAA'를 부여하고 있다. 발행사 신용등급(무디스 기준 Aa2) 대비 2노치(notch) 높은 수준이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ING 증권, 나티시스, 스탠다드차타드, UBS가 주관한다. LBBW가 보조 주관사 격인 코 매니저(co-manager)로 이름을 올렸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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