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연령제한 요건 변경 가능…'셀프 연임' 논란 불가피
호실적·지배구조 개선·시중銀 전환은 김 회장 성과
[ DGB금융지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DG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회장 자격 요건 중 하나인 '연령제한'이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에 최대 실적을 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성과로 인해 김태오 현 회장의 3연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그룹 내부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연령제한 요건으로 인해 연임 행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김 회장이 3연임을 하기 위해선 연령제한 요건을 바꾸는 절차가 필요한데, 자칫 '셀프 연임' 논란으로 확산하고, 지배구조 개선의 모범사례로 꼽혀온 그간의 평가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 될 수 없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이 조항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김 회장의 연임 도전은 불가능하다.
1954년 11월 생인 김 회장의 경우 이미 만 68세다.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말에는 만 69세가 된다.
DGB금융 이사회가 연령제한 규정을 만 70세로 완화하지 않는 이상 김 회장이 차기 회장에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셈이다.
DGB금융의 회장 연령제한 조건은 지난 2016년 처음 도입됐다.
김 회장은 지난 2018년 회장 임기를 시작한 뒤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승계 절차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는 가운데서도 '연령제한' 요건에는 별도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사회 결의로 연령제한을 손 본다면 김 회장의 연임 도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DGB금융의 경우 6개월 전부터 회추위를 여는 만큼 시간적 여유도 없지 않다. 1차 후보군(롱리스트)이 확정되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남은 만큼 그 안에 규정을 바꾸면 김 회장의 후보로 뛰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 출신인 김태오 회장이 DGB금융을 이끌면서 실적과 지배구조 개선, 시중은행 전환 등에서 가시적 성과가 있었다"면서 "주요 금융지주 대부분이 회장 연령제한을 70세로 두고 있어 이를 반영하겠다는 논리를 펼 가능성도 없진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선 김 회장이 '용퇴'를 선언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 주는 시나리오를 보다 현실성 있게 보는 분위기다.
김 회장은 DGB금융의 지배구조 선진화에 많은 시간·자원을 할애해왔던 만큼, 그간 쌓아온 이미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무리수'를 두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올들어 연임이 예상됐던 금융지주 회장 대부분이 물갈이된 점도 김 회장의 입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에는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이, 3월에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은행권 안팎의 예상을 깨고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최근엔 KB금융의 윤종규 회장 또한 '용퇴' 의사를 밝혔고, KB금융은 후임자로 양종희 부회장을 낙점한 상태다.
한편, DGB금융은 오는 25일 첫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레이스를 본격화한다.
첫 회추위에서 DGB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개시 결정과 선임 원칙, 향후 일정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차기 후보군을 물색하는 과정은 추석 이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은 2개월 안팎의 기간 내에 차기 회장 선임을 마무리하는 주요 금융지주들과 달리 6개월간의 검증 기간을 두고 있다.
내·외부에서 적합한 인물을 발굴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후보들을 검증하겠다는 게 DGB금융의 목표다.
jwon@yna.co.kr
정원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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