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시중은행에 이어 특수은행이 채권을 대규모 발행하면서 서울 채권시장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정책금융 재원을 마련하고자 발행했던 채권이 시장에 부담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20일 연합인포맥스 발행사별 회사채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90)에 따르면 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약 9조8천700억 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4조4천억 원과 4조 원, 수출입은행이 1조4천700억원을 각각 찍었다.
전일에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1조200억원과 9천200억 원을 발행하면서 우려를 더했다.
시중은행채 발행이 잦아들 것이란 기대 속에서도 특은채 공급은 지속한 셈이다. 지난 한 주간 은행들의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 물량 중 특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시중은행 발행은 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특은채는 좀 사정이 다른 것 같다"며 "물량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은 특은채의 만기 도래 물량이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자금 계획에 따라 달라질 여지는 있지만, 추가 발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작년 9월 산업은행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6조8천600억 원 수준이다. 이 중 1년물만 2조8천900억 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42.1%에 달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이달 차환 수요가 상당한 셈이다. 앞서 발행된 채권까지 고려하면 물량은 더욱 늘어난다.
실제 이달 들어 전일까지 산업은행이 발행한 물량은 4조4천억 원 수준으로, 만기 도래분(6조8천억 원)을 크게 밑돈다. 전액 차환할 경우엔 상당 규모의 추가 발행이 필요한 셈이다.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이달 9월 4조7천500억원과 2조원 규모 채권 만기를 앞두고 있다. 산업은행을 포함하면 총 13조5천500억 원 특은채 만기가 도래한다.
여기에다 10월에도 산은이 4조4천억여원, 기업은행이 4조1천800억원, 수출입은행이 2조100억원으로 상당 규모 만기가 예정돼 있다.
다만 시장이 작년 대비 안정된 점을 고려하면 상당 규모 원금을 상환하고, 발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향후 발행 계획과 관련한 문의에 산은 관계자는 "발행 일정 등을 알려주기는 어렵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특수은행이 웬만큼 많이 찍더라도 만기 도래분을 채울 수 없을 정도다"며 "지난해 정책금융 기관의 역할이 부메랑이 돼서 시장에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시중은행채 발행 우려가 있지만, 특은채 물량에 비할 바가 아니다"며 "워낙 물량이 많다"고 지적했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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