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신세계그룹의 2024 정기 임원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진두지휘다.
그룹의 중심추가 이명희 회장으로 다시 이동하면서 이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실적 악화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20일 단행한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백화점과 이마트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대표이사의 40%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조직과 젊은 인재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사는 특히 이명희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에서 바로 대표로 영입된 첫 사례인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실적 악화에 따라 이번 인사에서 물러났다.
퇴임했다가 2021년 인사 때 백화점 수장으로 경영에 복귀해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손영식 대표도 실적 악화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이들의 자리는 대신 신세계그룹 전략실 출신 인사들이 채웠다.
이마트의 새로운 선장으로 낙점된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는 전략통으로 꼽힌다.
2001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경영관리팀 과장을 시작으로 2013년 전략실 관리팀 상무, 2018년 전략실 관리 총괄 부사장을 거쳤다.
신세계백화점 신임 대표에 내정된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도 전략실 출신이다.
박 대표는 1985년 신세계 인사과에 입사해 2002년 경영지원실 상무보, 2011년 이마트부문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아울러 신세계프라퍼티,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겸직하게 된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역시 신세계 경영지원실에서 과장, 팀장, 상무보를 역임한 후 2011년 5월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로 자리를 옮겨 상무를 지냈다.
신세계그룹 전략실은 이명희 회장의 직속 조직으로 이마트와 신세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그룹 사업의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맡아왔다.
때문에 이번에 전략실 출신 인사가 대거 배치된 것을 놓고 이명희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중심추가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에서 이명희 회장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번 대표이사 대거 교체에 이마트, 신세계백화점의 실적 악화에 대한 이명희 회장의 경고가 담겼다는 진단도 나온다.
할인점과 백화점 등 기존 사업 실적이 부진한 데다, 대규모 인수·합병(M&A)에 잇따라 나선 데 따라 재무 구조가 악화하면서 기존 실적까지 잠식하는 상황에 이명희 회장이 해결사로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새로 발탁된 대표이사들은 외부 출신·젊은 피가 유입된 과거와 달리 연륜과 경력이 많은 인사들이 내정됐다.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에 74세인 이석구 신세계 신성장추진위 대표가 임명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신임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를 11년간 이끌며 성장시킨 주역으로 2019년 퇴임했다가 202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 사업 부문 대표로 다시 기용된 바 있다.
신세계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신세계그룹 인사의 핵심은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심각하게 부진한 실적을 내온 데 따라 이명희 회장이 직접 인사에 나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이미란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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