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재무구조 개선하자"…기업 신종자본증권 발행 급증

23.09.21
읽는시간 0

올해 발행량 1조4천338억…작년 대비 65% 증가

유상증자나 영업현금 활용 여의찮은 기업 다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고금리 환경이 길어지며 부채비율을 관리해야 하는 기업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을 찍으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종목종합검색(화면번호 4210)에 따르면 올해 비금융 기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량은 1조4천338억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이 지난 6월 기존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기 위해 찍은 4천억원을 제외해도 1조원이 넘어간다.

아직 3분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지난해 8천669억원, 2021년 8천135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긴 채권을 말한다. 채무증권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이를 발행하는 기업은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통상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높아지는 조건(스텝업)이 붙으며, 발행사가 이때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관례다.

고금리가 지속하며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커진 기업들이 연이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19일 2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7.603%, 만기는 30년이다.

발행일로부터 3년째 되는 날에 금리가 1.50%포인트(p) 가산되고, 이후 수년간 가산금리가 추가로 붙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본을 확충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효성화학도 지난 달 말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신종자본증권 1천억원어치를 찍었다. 효성화학은 조달한 금액 전액을 채무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 풀무원식품과 함께 매년 꾸준히 신종자본증권을 찍고 있는 풀무원 역시 지난 5일 채무상환 목적으로 1천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들 기업은 부채비율이 높거나, 유상증자 혹은 자체 영업현금을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효성화학은 지난 6월 말 부채비율이 8천938%였다. 2021년 522%과 지난해 2천632%에서 더 높아졌다.

풀무원도 2021년 말 234%던 부채비율이 지난 6월 말 332%까지 증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영업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CAPEX)를 뺀 잉여현금흐름(FCF)의 적자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보다 금리 수준이 높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건 단순 자금 조달보다 부채비율 관리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유상증자나 영업현금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운 기업들이 신종자본증권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콜옵션 행사 시점에 일반 회사채를 통해 차환할 경우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skim@yna.co.kr

김학성

김학성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