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주금공 이어 LH 동참…투명성 제고, 프로세스 선진화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서면 등 비교적 낙후된 채권 입찰 시스템을 고수했던 공사채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들어 전자입찰 시스템을 도입하는 곳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편의성은 물론 투명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기존 중·단기 채권을 중심으로 진행했던 전자입찰 방식을 20년 장기물과 전자단기사채까지 확대 적용해 보폭을 넓히기도 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1천억 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위한 전자입찰에 나선다. LH가 전자단기사채를 전자 입찰로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H는 지난 19일에도 20년물 채권을 전자 입찰로 발행했다. LH는 그동안 전자와 서면 입찰 방식을 혼합해 쓰곤 했으나 전자단기사채 및 20년물과 같은 장기물은 서면 방식을 활용했다. 다만 이달 들어 전자단기사채와 20년물 조달에서도 전자 입찰을 택하면서 달라진 기류를 드러냈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존의 서면 방식을 버리고 전자 입찰을 택한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 6월 처음으로 전자 입찰로 채권을 찍은 후 이후에도 해당 방식으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채권 전자입찰 시스템을 구축해 지난 7월부터 이를 통해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공사채 시장은 대부분 투자자가 직접 팩스나 이메일, 전화, 우편, 문자 등으로 발행사에 주문 수량과 금리를 전달해야 했다.
이러한 서면 입찰 방식에서 기관들은 입찰 후 일일이 발행사 담당자에게 전화 등을 통해 주문이 접수됐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더욱이 발행사만이 입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나왔다.
공공기관의 전자 공개입찰 제도가 활성화된 것과 달리 채권 분야에서만큼은 이러한 방식이 쉽사리 정착하지 못했다. 채권 전자 입찰이 도입된 지 20여년이 흘렀으나 여전히 다수의 발행사가 서면 입찰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지난주에만 부산교통공사와 한국도로공사 등이 서면 입찰로 채권 발행을 마쳤다.
다만 올해 들어 전자입찰 방식을 선택하는 곳들이 늘면서 공사채 시장에서도 프로세스 선진화 움직임이 차츰 드러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공기업들이 관성적으로 서면 방식을 고수하면서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불편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최근 전자 입찰을 택하는 발행사가 늘면서 시장이 좀 더 투명해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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