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물, 스프레드 T+85bp…젠더본드 형태, 투자자 모집 거뜬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IBK기업은행이 6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모습을 보인 후 시장이 출렁였지만, IBK기업은행의 달러채 조달에는 무리가 없었다.
◇FOMC 직후 출격, 견조한 수요 확인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전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달러화 채권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6억달러 규모의 조달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 대비 85bp 높은 수준으로 확정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가 115bp였다는 점에서 30bp가량 스프레드를 낮췄다.
IBK기업은행은 9월 FOMC로 시장이 출렁이는 환경 속에서 시장을 찾았다. 통상 발행사들은 시장 변동성 등을 우려해 FOMC 직후 투자자 모집에 나서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즉각적으로 조달에 나섰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단시간 내 시장이 안정세를 찾긴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었다. 더욱이 FOMC 직후 주식 시장 대비 채권 시장의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는 점도 빠른 결정을 뒷받침했다.
결국 IBK기업은행은 전일 아시아 시장에서 홀로 북빌딩에 나섰다. 다른 발행물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 수요를 온전히 흡수하는 등 과감한 결단력의 수혜를 누리기도 했다.
IBK기업은행의 이번 조달로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IBK기업은행이 발행액을 웃도는 수요를 확인하면서 여전히 공급 우위의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젠더본드(gender bond) 형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에 동참한 점도 글로벌 투자자를 사로잡았다.
최근 ESG 채권 발행이 보편화되면서 정부·국제기구·기관(SSA)과 같은 초우량 투자자 등은 사용처가 보다 명확한 채권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IBK기업은행은 소셜본드(social bond) 중에서도 성평등에 초점을 맞춘 젠더본드를 택해 시장 흐름에 발맞췄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조달 자금을 여성 우대 대출 등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젠더본드 요건을 갖췄다.
◇금리 리스크, 변동금리로 완화…후발주자 조달 대기
매파적인 FOMC 충격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발행사들은 금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국채금리에 스프레드를 더해 발행 금리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발행 후 고정금리를 변동금리 형태로 스와프한다는 점에서 비교적 이러한 리스크에서 비껴갈 수 있었다. 은행권의 경우 고정금리부채권을 찍더라도 이를 변동금리로 바꾼다는 점에서 조달 시 절대금리보단 스프레드가 중요하다.
FOMC 직후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환경 속에서도 IBK기업은행이 홀로 시장을 찾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고금리가 비교적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한국물 조달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뒤를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KB국민은행(커버드본드), 신한은행, 하나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석유공사, 네이버 등이 외화채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 내 중국의 존재감이 옅어지면서 아시아 발행물이 대폭 줄었으나 한국물만은 물량 공급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IBK기업은행을 포함해 이번주에만 LG에너지솔루션(10억 달러)과 현대캐피탈아메리카(20억 달러), 한국주택금융공사(10억 유로 커버드본드)가 공모발행을 마쳤다.
IBK기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피치는 IBK기업은행에 각각 'Aa2',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크레디아그리콜, HSBC, 미즈호증권, 나티시스, UBS가 주관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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