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시장 확대 총력 尹대통령…외교로 돌파구 마련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다자 회의를 계기로 세계 각국 정상들과 활발히 만나면서 수출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교역 질서가 변화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외교전에 뛰어들어 수출 부진을 극복할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해 40여개국 정상을 만나는 양자 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하는 데 중점을 둔 만남이지만 경제 분야의 협력 논의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일례로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회담에서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고, 카슴 조마르트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만나 한국 기업의 국책 사업 참여와 기업 활동 지원을 당부했다.

또 구스타보 프란시스코 페트로 우레고 콜롬비아 대통령에게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토대로 교역이 확대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교통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외국 정상에게 교역 확대와 수출 및 수주 지원을 요청하는 모습은 그간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반복돼왔으나 최근 들어 적극성이 강화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이달 초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도 20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했다.

회담마다 엑스포 유치 지지와 함께 각종 경제 관련 협력과 기업 활동 지원, 교역 확대 등에 대한 요청을 빼놓지 않았다.

한 달 동안 무려 60여개국 정상과 만나는 이례적인 행보에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수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뉴욕 방문 직전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정상외교를 펴는 것은 우리 기업의 시장과 국민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인도가 상승하고 이를 기반으로 많은 외국 기업이 국내에 투자하면서 수출 시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계속되는 양자 정상회담의 경제적 의미로 '신시장 확대'와 '교역 및 공급망 다변화'를 꼽았다.

아직 교역이 활발하지 않은 협력 잠재력이 큰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교역을 다변화해 수출 쏠림도 완화하겠다는 셈법이다.

한국의 수출 상위 10개국 의존도는 70.4%로 다른 나라 대비 높은 편인데, 정상회담을 통한 수출 시장 다변화로 교역 구조를 보다 안정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과 국민이 누빌 시장을 50억 인구 이상의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고, 당장 부진한 수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엿보인다.

최근 수출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은 지난 8월에 전년 대비 8.4% 줄면서 11개월째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전체 수출에 큰 영향을 주는 반도체 수출도 21% 줄어 13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다만,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부는 반도체 업황 개선 흐름과 수출 감소폭 축소 등을 근거로 들면서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올해 말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것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윤 대통령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빽빽한 회담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양자 외교를 계기로 1호 영업사원의 임무에도 충실했다"며 "무역, 투자, 원전, 방산, 인프라, 반도체,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관광, 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 기업과 국민이 뛸 수 있는 더 넓은 운동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태평양 도서국 정상들과의 오찬 등 남은 일정을 소화하고 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yw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