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내주 캐피탈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매입하는 5천억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채권을 주로 매입해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또 정상화할 수 있는 사업장을 재구조화하는 것에도 일부 자금이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다음 주 캐피탈사 PF 펀드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지주 산하의 캐피탈사들이 총 1천500억원을 출자한다.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 투자자를 모집해 5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펀드 운용을 맡는 운용사는 선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는 PF 부실채권을 넘겨받아 재매각하는 일종의 '배드뱅크'다. 매입 대상은 주로 브릿지론이다.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 단계에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로, 토지 매입에 쓰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펀드의 규모의 매입 대상, 운용 방향 등은 향후 논의를 통해 정해질 전망이다. 펀드 조성을 연내에 마무리하고 내년 운용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캐피탈 업계가 이러한 펀드 조성에 나서는 것은 부동산 PF와 관련된 연체율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여신업계의 PF 대출 잔액은 26조원이다. 캐피탈사의 PF 대출 평균 연체율은 3.89%로 2%대 초반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 두배가량 올랐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PF 시장이 어려워서 사실상 상환이 거의 되지 않는 상태다"며 "펀드를 통해 부실 사업장을 털어내고 연체율 등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펀드 조성에도 부동산 PF 관련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조성한 1조원 규모의 부실 PF 매입 펀드도 원활히 집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캠코 펀드의 경우엔 집행 의지는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업계에서 할인율을 너무 과하게 잡았다는 의견들이 많다"며 "정상화 펀드는 일부 사업장에 대한 조치일 뿐 시장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1조5천억원 규모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금리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어서 캐피탈사를 비롯한 대주 기관들이 사업 계획을 짜는 것부터 어려운 상태다"고 덧붙였다.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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