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억만장자 빌 애크먼이 미국채 장기물 매도하라는 까닭은….

23.09.22
읽는시간 0

<1981년 10월30일 기준 15.2%를 기록했던 미국 국채 30년물 수익률 월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미국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이 미국 국채 초장기물을 매도하라고 주장했다. 미국채 30년물 등 초장기물 수익률이 인플레이션 압력, 국제유가 상승, 수급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아직도 너무 낮다는 이유에서다.

22일(현지시간) 투자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퍼싱스퀘어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인 애크먼은 연 4.55%에 육박하는 미국채 30년물에 매수하는 등 롱포지션을 잡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채 30년물 수익률은 한때 4.59%를 찍으며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벤치마크인 미국채 10년물 수익률도 한때 4.51%를 찍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채 2년물 수익률도 5.20%까지 올라 지난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애크먼은 자신의 'X'(트위터에서 바뀐 이름)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수익률 급등세를 보이는 미국채 초장기물에 투자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미 지난달부터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미국채 초장기물에 대한 숏포지션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스왑션(Swaption) 통해 미국채 장기물 위험 헤지

그는 "나는 장기 금리, 예를 들어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여기에서 더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스왑션( Swaption) 보유를 통해 채권에 대한 매도세를 유지한다고 덧붙였. 스왑션( Swaption) 은 매수자가 특정 기간 동안 지정된 이자율로 스왑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옵션 계약이다.스왑 계약은 고정 금리와 변동 금리를 교환하는 계약이다. 스왑션은 스왑 계약에 들어가는 권리를 얻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 만기일, 행사가, 통화, 기초자산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스왑션은 이자율 리스크를 헤지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데 사용된다.

◇평화배당금 없는 세상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훨씬 높을 것

그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향후 몇 년 동안 미국 정부의 초장기물 국채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우선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들었다. 인플레이션은 특히 채권 초장기물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애크먼은 현재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세상은 구조적으로 예전과는 다른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 배당금은 더 이상 없다"면서 "생산을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데 따른 장기적인 디플레이션 효과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근로자와 노조의 교섭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지목됐다. 파업이 많이 발생하고 성공적인 파업으로 상당한 임금 인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도 인플레이션 자극…2% 물가상승 더는 없어

치솟고 있는 에너지 가격 또한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생산을 억제하는 동안 전략적 석유 비축량을 다시 채워야 할 것이라는 점도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진단됐다.

그는 "녹색 에너지 전환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경기침체 전망이 2024년으로 미뤄졌다는 점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파월 의장이 몇 번이나 목표를 재차 강조해도 장기 인플레이션율은 2%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매우 다른 세상에서 금융 위기 이후 임의로 설정된 게 (인플레이션 목표치) 2%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채 공급 증가에 수요는 감소

그는 미국 국채 공급 증가에 따른 수익률 상승 압박 요인도 지목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33조 달러에 달하고 격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이 재정을 규율할 조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주요 정부 인프라 지출이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연방정부는 매주 엄청난 규모의 미국채를 쏟아내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양적 긴축 등 미국채에 대한 매수세를 줄이고 있다.

그는 미국채 수요 사이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미국채의 주요 매수자였던 중국과 다른 국가들이 미국채를 되레 매도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매수 주체들도 미국 정치권에서 불거지고 있는 정부 디폴트 위협으로 매수세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실시하는 데 보험업자, 내부자, 공매도자가 모두 동시에 매도하고, 애널리스트가 등급을 '매도'로 낮춘 상황이라면 공모가가 어떻게 맞춰질 것인지 상상해 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세계 최대 채권 자산 관리회사 중 한 곳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를 만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해당 CIO는 힘든 하루를 보낸 것 같았다"면서 "그 CIO는 나에게 '채권이 너무 많다'고 말하며 인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매주 새로운 발행물량이 쏟아지는 데 쓰나미가 아닐 수 없다고 해당 CIO가 토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 나는 그에게 이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었다"면서 "그는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15년동안 4% 넘지 않은 데 따른 착시 효과…미국채 30년물 5.5%는 돼야

그는 미국채 초장기물이 수익률이 여전히 낮은 이유로 채권 수익률이 거의 15년동안 4% 수준을 넘지 않았다는 점이 최선의 설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기간 채권 수익률이 4%를 넘지 않아 그 수준이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30년 동안 4%를 고정할 수 있는 '기회'를 봤을 때 그것을 '인생에 단 한번의 기회'라고 잡았지만, 오늘날의 세상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과는 매우 다르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그는 초장기물인 30년물의 수익률이 연 5.5% 수준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 인플레이션율에 실질 이자율, 기간 프리미엄을 더한 값이 5.5%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점점 더 위험해지는 세상에서 0.5% 수준이 실질 장기 금리 수준인지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 세대가 5%를 장기 고정 금리 채권에 대해 낮은 이자율로 생각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나도 틀릴 수 있으며 인공지능(AI)가 우리를 구원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배수연

배수연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