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김학성 유수진 = 대한한공이 이번주 유럽연합(EU) 측에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한 '시정조치서'를 제출한다.
25일 투자은행(IB)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0월 초로 예정된 EU의 결합심사 종료 시한을 앞두고 이번주 초께 합병 시정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시정서에는 화물사업부 전체 매각과 일부 노선을 유럽 측에 넘기는 여객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 조정안이 담긴다.
대한항공 측은 시정서를 통해 아시아나 합병 시 EU가 제기한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 등 '경쟁 제한'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물사업부 전체를 떼어내 매각하는 안을 시정서에 포함한 것은 아시아나 합병을 끝까지 타진하겠다는 KDB산업은행과 대한항공 측의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시정서 제출에 앞서 산은과 대한항공 측은 이달 중 EU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었다.
합병 주관사, 자문사 등 딜 전문가들과 동행해 화물사업부 매각 등이 실질적으로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벌이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을 돌연 취소하기로 하고, EU 측이 요구하는 경쟁 제한 해소 방안을 대부분 수용하기로 했다.
애당초 EU가 요구하는 구조조정안이 아시아나항공을 공중분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해석에서 한발 물러나 딜을 끝까지 완수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대한항공은 시정 조치서를 제출하는 동시에 오는 30일로 예정됐던 아시아나 지분 취득 일자를 최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합병 작업이 시작된 이후 지난 2021년 6월부터 3개월씩 총 아홉 번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공시를 정정 신고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한항공을 상대로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공시를 같은 횟수로 정정했다.
딜 클로징의 선행조건인 해외 기업결합 심사 작업이 계속해서 연기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EU와 미국 법무부(DOJ), 일본 등 3개국의 심사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EU의 요구 조건이 반영된 시정서 제출로 유럽의 승인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시아나 합병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EU를 시작으로 아직 결합심사를 마치지 않은 DOJ, 일본 등에도 의사 타진을 위한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EU의 요구를 수용한 시정서로 유럽의 결합심사 승인이 빠른 시일 내에 나올 수 있다"면서 "아시아나 화물 사업부를 통매각한다는 내용 등이 실리면서 여타 경쟁당국의 승인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DOJ와 일본 측에서는 화물사업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할 명분이 없고, 노선 등에 대한 합의만 이끌어내면 되는 상황으로 해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측은 "현재 심사중인 경쟁당국들과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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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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