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월 기록한 연고점(1,343.00원)을 상향 돌파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외환시장은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등으로 원화 약세가 제한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달러-원 상단이 제한된 이유와 외환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서는 이유를 다루는 기사 2편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외환 당국의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달러-원 상승세를 효과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적으로 해석돼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달러-원은 연고점을 지켰다.
시장 참여자들은 외환 당국의 미세 조정이 시장의 고점 인식을 공고히 해 달러-원 상승세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고점 인식으로 인해 1,340원 부근에서는 역외 매수세도 수그러들고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적극적이라고 부연했다.
25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달러는 9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7월 중순 99.93에서 지난주 105.587로 쉼 없이 올랐다.
지난주에는 매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 인해 달러 강세 모멘텀이 더 강해졌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내년과 내후년 금리 예상 점도표를 50bp씩 상향 조정한 영향이다.
다만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에도 불구하고 달러-원은 연고점(1,343.00원)을 상승 돌파하지 못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FOMC 직후 1,342.20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위협했지만, 다음 거래일에는 2.90원 반락했고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달러-원이 1,340원 부근에서 저항받고 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보적인 미국 경제 지표로 달러 가치가 급상승했던 지난 8월 중순에도 달러-원은 연고점을 상승 돌파하지 못했다. 연고점을 터치한 뒤 1,315원까지 하락했다.
유가 급등으로 달러-원이 또 한 번 상승했던 이달 초에도 1,330원대 후반까지 오른 뒤 반락했다. 이달 FOMC 충격에도 1,342.20원까지 상승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처럼 비슷한 레벨에서 달러-원이 여러 차례 반락하자 시장에서는 고점 인식이 공고해졌다.
A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에 1,340원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라며 "1,330원대 후반에서부터 외환 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고 있고 네고 물량도 쏟아져 심리적 부담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역외 매수세가 강했지만, 연고점을 뚫지 못하는 것이 반복되니 1,340원 부근에서는 차익 실현 물량도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도 1,330원대부터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원이 지속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수출업체가 환차익을 위해 달러 매도를 미루기(래깅)도 한다. 올해 2월 달러-원이 한 달간 100원 급등했을 당시에도 수출업체 래깅으로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이에 외환당국은 올해 2월 수출기업 간담회도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환 당국의 미세 조정으로 연고점 저항을 명확히 하자 수출업체도 래깅이 아닌 적극적인 달러 매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B은행의 딜러는 "1,330원 위에서는 네고가 상당히 강하다"라며 "무역수지가 개선되며 네고 물량이 늘어난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상단을 지켜주니 수출업체 입장에서도 1,330원대에서는 물량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국제유가가 상승세도 진정되는 양상이다. 달러-원이 연고점을 뚫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당분간 1,320원과 1,340원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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